서울시는 30일 일부 언론이 보도한 정보사 부지 군인아파트 건립계획과 관련해 “(국방부로부터) 공식적인 요청을 받은 사실도 없으며, 협의한 적도 없고 용도지역 변경 등을 검토한 바 없다”고 해명자료를 내고 부인했지만 여전히 의구심은 남아 있다.
보도 내용은 국방부가 정보사 부지를 군인공제회에 매각한 뒤 이곳에 군인 아파트를 세우는 안을 추진 중인 것이라는 것. 9만1656㎡를 연내 군인공제회에 매각, 7000억~8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지어질 아파트는 110㎡(33.3평) 단일평형형으로 1650가구 정도가 가능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입주대상은 군인공제회 회원인 현역군인으로 전방 근무자를 비롯해 오랜기간 집을 마련하지 못한 무주택 군인들에게 분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분양을 하고 착공은 2013년쯤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정보사 부지는 어떤 땅
정보사 부지는 강남 지역에서 재건축이나 재개발이 아닌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조성할 수 있는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꼽히면서 부동산 시장에서도 최고의 관심 지역이다.
테헤란로와 서초로로 이어지는 강남의 요지이자 주변에 대법원과 대형 병원·명문 학교가 들어서 강남 최고의 노른자위로 평가돼왔다.
55만㎡에 달하는 서리풀공원 안에 위치하고 있으며 정보사 전체 부지는 17만6290㎡. 도로와 공원 부지가 8만4179㎡(도로 1만1197㎡, 공원 7만2982㎡), 주거 용지가 9만2000㎡ 정도다.
지난 2002년 서울시와 국방부가 정보사 이전을 합의했지만 10년이 다되도록 부지 활용방안 등에 대해서는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국방부는 부대 이전비용 충당을 위해 아파트 부지로의 공개 매각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는 반면 서울시는 공원을 비롯한 복합문화단지로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서초구도 지난 2007년 10월 정보사 이전 부지 활용을 위한 ‘정보사 이전부지 문화 클러스터 사업’ 추진위원회를 발족시키는 등 이곳에 미술관, 박물관, 공연장 등 문화복합타운과 국제회의가 가능한 컨벤션센터 등을 지어 세계적인 한류 문화예술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방부와 서울시간의 이견은 근본적으로 이전비용에서 출발하고 있다. 양측이 구체적인 액수에 대해 논의하지는 않았지만 국방부는 9000억원대를 요구하는 반면 서울시는 공시지가로 환산해 5000억원 수준에서 보상하겠다는 입장이다.
◇아파트를 짓게 되면
서초동 정보사 부지는 현재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높이가 지상 12층까지만 건축이 가능하다. 땅값 등을 고려할 때 민간사업자가 부지를 매입해 아파트를 짓기에는 사업성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우선 부지를 공매하고 낙찰자가 나오지 않으면 군인공제회에 수의계약으로 넘겨 군인아파트를 짓는 방안을 검토한 것이다.
물론 군인공제회가 부지를 매입한다고 해도 용도변경이 없으면 역시 사업은 쉽지 않다. 다만 매입부지 가운데 일부를 기부채납하는 대신 용도변경이나 용적률 상향 등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방안은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특혜 논란은 여전히 남는다. 서울시가 이날 공식적인 해명자료를 통해 강하게 부인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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