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한나라 계파는 ‘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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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3-31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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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송정훈·박재홍 기자) 동남권 신공항의 백지화에 따른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여권내 대혼란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지역과 계파, 당청관계까지 복잡하게 엮이면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신공항 건설을 주장하면서 여권 '집안싸움'을 부채질하면서 이번 파장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31일 “동남권 신공항 건설은 계속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전면전’ 양상으로 비화되는 시발점이 될 수 있어 한나라당의 고민은 더 깊어졌다.
 
 부산과 대구를 비롯한 영남권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한나라당 내 의원 전원이 정부의 백지화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로 반대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들 의원 중에는 친이계 의원들도 상당 수 포함돼 있어 이들의 향후 행보에 따라 여권의 적전분열 양상은 전방위로 확산될 전망이다.
 
 이날 박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 일부 친이계 의원들이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격양된 반응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친이 직계 의원은 “박 전 대표의 오늘 언급은 대권 주자로서 족쇄가 될 수 있다”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대표적 친이계 인사인 조해진 의원은 이번 신공항 백지화 결정에 대해 ‘정치적 판단’이라며 정부에 날을 세웠고, 이병석 의원 역시 “신공항 건설을 둘러싼 영남지역의 뜨거운 열기는 지역을 발전시키고자 했던 강한 열망에서 비롯됐다“며 ”정부는 이 지역의 발전 비전을 제시하는 책임을 회피하지 말아야 한다”고 정부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영남권의 일부 친박계 의원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탈당’까지 요구하며 강력하게 대응하고 나선 상황이다.
 
 결국 영남권 의원들과 정부의 싸움 양상이었던 신공항 문제는 박 전 대표라는 ‘메가톤급 변수’가 끼어들면서 문제가 복잡해졌다. 여권은‘친이 대 친박' 기본 대결구도에 영남권 친이계의 '반(反)정부' 성향까지 얽히면서 내부갈등기류가 대혼전을 맞이한 것.
 
여기에 민주당 역시 ‘한나라당 흔들기’에 적극 나선 상태다.
 
 동남권 신공항 건설이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여당내 ‘집안싸움’을 적극 유도하고 있는 것. 신공항 문제를 놓고 이 대통령과 박 전 한나라당 대표간 전면전으로 비화되도록 여권을 적극 흔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주당 전병헌 정책위의장은 이날 “균형발전 차원에서 동남권 신공항은 추진돼야 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전 의장은 “어떻게 단 하루만에 국책사업이 백지화의 결과로 나타날 수 있는지, 백지화 과정도 문제”라며 “평가단의 평가절차가 사실상 강압적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이명박 대통령이 약속했던 동남권 신공항을 헌신짝처럼 버리자 한나라당 의원들이 대통령에게 탈당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대통령은 이를 경청해 상응한 조치를 해줄 것을 간절히 부탁한다”고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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