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방영덕 기자) "엄격한 상품 규제와 개인대출금리 인하 등의 가격 규제가 여신금융회사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여신금융협회가 정부의 금융 규제 및 통제 정책에 강력하게 반기를 들고 나섰다.
이상덕 여신금융협회 상무는 지난 7일 엘리시안강촌리조트에서 열린 여신금융협회 주최 '여신금융회사 발전방안' 세미나에서 여신금융시장이 처한 현 문제점으로 감독체계의 합리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대표적인 문제로 시대에 뒤떨어진 상품규제를 꼬집었다.
그는 "현재 은행과 저축은행, 대부업 등에 의한 여신금융업의 시장잠식이 확대되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과도한 규제 때문에 여신금융회사는 손발이 묶여 오히려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상무는 "은행법의 경우 80년대 이미 여신 규제가 다 풀린 것과 대조적으로 여전법상 리스업의 경우 대상물건과 리스기간 등을 규제하고 있어 상품을 회사 마음대로 만들 수 없는 상태"라며 "타 업종에선 각종 대출 상품을 만들어 여신금융시장을 잠식해오고 있으나 결국 금융당국에서 만든 상품만 팔라고 하니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외국과 달리 국내에선 여신금융회사의 부동산임대업 진입도 관련 규제로 인해 막혀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여전법상 여신금융회사는 총 자산의 8~9% 정도를 업무용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지만 이는 회사 운영상 필요한 사무실 사용에 국한되는 것이어서 사실상 부동산 임대업을 하지 못하게 돼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가격규제로 인해 여신금융회사에 대한 잠재위험이 증가하고 있는 현실도 비판했다.
이 상무는 "현재 금융당국에서 논의되고 있는 이자제한법의 타깃은 사실 여신금융회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은행이나 저축은행 등은 조달환경이 안정적이어서 조달금리가 낮은 반면 여신금융회사들은 조달금리부터 높고 거래고객이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아 스프레드가 높지만 이를 전혀 당국에선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개인대출금리를 계속해서 인하할 경우 이자율의 시장기능을 저해해 암시장(Black market)의 활성화를 초래할 뿐 아니라 신용상태가 낮은 일부 소비자의 자금조달 여건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당국이 대출금리 인상을 억제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목했다.
그는 "금리가 올라가면 신용카드사의 경우 대출금리 인상 한계로 수수료가 고정화돼 수익성이 악화되고 적자가 불가피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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