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사장 조환익)가 최근 중국 고속철 개통현황과 소비상권 변화를 조사해 발간한 ‘중국 고속철도 시대와 新소비지도’ 보고서에서는 2010년까지 개통된 8358km의 고속철도망이 중국 인구의 60%, 국내 총생산의 75%를 차지하는 거대 소비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고속철 경유 내륙 도시 상권이 급부상하고 있다고 밝히고, 우리기업들이 내륙시장 공략의 기회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고속철 개통으로 내륙시장 신흥 상권이 급부상하고 있다. 시속 350km가 넘는 세계 최장 구간인 우한-광저우, 서부지역 최초 구간인 정저우-시안 노선은 중서부 내륙 거점 도시를 관통하고 있다.
우한, 창사, 시안, 정저우 등 고속철 경유 주요 도시마다 최근 몇 년간 소비재 매출 증가율이 약 18%에 달하면서, 신흥 소비시장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그동안 중국 소비시장을 떠받쳐 오던 화북 상권과 창장 삼각주, 주장 삼각주 상권의 뒤를 이어 중서부 내륙 시장이 신흥 상권으로 부상하고 있다.
또한 보고서는 고속철 개통 효과로 내륙 도시의 소비 고도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해 도시의 최신 유행 아이템이 고속철을 통해 내륙으로 빠르게 전파되면서, 내륙 주요 2~3선 도시에서 중고급 소비재, 친환경 제품 등 프리미엄 소비 수요가 증가하는 등 소비트렌드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는 내륙지역의 소득증가와 함께 고속철 개통에 따라 소비시장 네트워킹 효과가 커지면서, 1선 도시와 2~3선 도시간 소비트렌드 격차가 줄어들어 품질을 중시하는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밖에도 고속철 개통 이후 글로벌 기업들이 내륙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자동차 기술로 유명한 중국 비야디 자동차와 타이완의 델타사는 각각 우광선(우한-광저우)이 경유하는 후베이성 창사와 후난성 천저우에 생산공장을 설립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생산 공장을 내륙으로 점차 이전함에 따라 앞으로 중국 내륙이 소비중심지 뿐 아니라 생산 거점으로도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KOTRA는 고속철 개통에 따른 신흥 소비시장 부상은 우리 기업들의 중국 내륙 시장 진출의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특히 내륙지역은 한류로 인해 한국문화와 한국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한류 마케팅을 접목한 한국형 프랜차이즈, 친환경 제품, 중고급 소비재 등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현지 시장 진출을 타진해 볼 필요가 있다.
KOTRA 중국사업처 관계자는 “중국의 고속철 확대로 인해 중국 경제 성장축이 연해지역에서 내륙으로 이동되고 있다”며,“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내륙 2~3선 거점 도시에 대한 우리기업들의 진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에서 현재 운행되고 있는 고속철 가운데 시속 350km가 넘는 구간은 베이징-텐진(‘08.8월 개통), 우한-광저우(’09.12월 개통), 정저우-시안(‘10.2월 개통), 상하이-난징(’10.7월 개통), 상하이-항저우(‘10.9월 개통) 등 5개 노선이다. 올해 6월에 베이징-상하이 노선이 개통되면 기존 10시간이 넘는 운행시간이 5시간으로 단축된다. 또한, 올해 연말까지 4,700km 고속철도망이 중국 전역에 추가로 건설되면, 총 길이가 1만 3천km까지 확장될 예정이다. 중국정부는 2012년까지 베이징을 중심으로 서부 일부지역을 제외한 전국 주요 거점도시를 8시간 생활권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