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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헌인마을 가보니… "시공사 바꿔서 개발 빨리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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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4-2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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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민들 삼부토건·동양건설산업 아닌 다른 건설사 원해

지난 19일 둘러본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인마을에 아무도 살지 않는 낡은 건물들이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다.

(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삼부토건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 일주일이 지난 21일 찾아간 서울 내곡동 헌인마을. 점심이 가까운 시간이었지만 마치 시골에 온듯, 인기척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한적했다.

가끔 가구공장으로 들어가고 나오는 트럭만이 눈에 띌 뿐이었다. 마을은 곳곳에 철거를 하다만 폐가와 멀쩡한 건물들이 뒤섞여 흉물스러운 모습이었다. 철거는 전체적으로 약 절반정도가 이뤄진 모습이었다.

한참 마을을 돌아다닌 끝에 조그만 텃밭에서 콩을 캐던 진남순(82)씨를 만나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에 대해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진씨에 따르면 개발사업이 시작될 당시 헌인마을에는 75가구가 살았다. 보상에 합의한 주민들은 3.3㎡당 700만원 정도의 보상금을 받고 마을을 떠났다. 처음엔 5가구만이 찬성했지만 지금은 20가구 정도가 남아 있다고 했다.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송진석(60)씨와 김춘식(64)씨는 건설사(삼부토건·동양건설산업)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송 씨는 “사업 초기부터 시행사만 내세워 접촉을 하다가 예고 없는 법정관리 신청으로 마을을 더 뒤숭숭하게 만들었다”며 “처음 애기와는 달리 건설사들이 이익에만 급급해 주민 의견을 무시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주민들은 개발 사업이 빨리 재개되기를 바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 씨는 “주민들은 기존 시공사가 아닌 다른 건실한 건설사가 사업을 다시 시작해 주기를 바란다”며 “마을 주민들 모두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헌인마을에 터를 잡고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는 영세 가구공장 관계자들도 조속한 사업재개를 원하고 있었다.

헌인공단 세입자 대책위원회 이상월 총무는 “하루라도 빨리 개발사업이 다시 시작됐으면 하는 것이 가구공단 입주자들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걱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사업이 재개되고 실시계획승인이 나면 세입자들은 쫓겨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조합과 세입자간 갈등도 여전히 남아 있다.

시공사인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산업은 법정관리 여부에 관계없이 헌인마을 개발사업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자칫 주민과의 갈등이 빚어지지나 않을까 걱정이 들기도 했다.

헌인마을 개발사업은 서울 서초구 내곡동 374 일대 13만2379m²부지에 고급 빌라와 단독주택 261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만기연장을 둘러싸고 시공사인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산업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먹구름이 드리워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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