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백건우. (사진=유승관 기자) |
(아주경제 김나현 기자) “사실 리스트의 세계에 빠지지 못하고 있던 어느날 어떠한 동기로 그 곡들을 가까이 접하게 됐고 한곡 두곡 듣다보니까 제가 몰랐던 리스트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피아니스트 백건우(65)씨가 리스트 탄생 200주년을 맞아 펼치는 콘서트 ‘백건우, 그리고 리스트’를 앞두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리스트의 곡으로 처음 독주회를 했던 30년 전의 일을 들려줬다.
“리스트곡을 모으는데 몇 년 걸렸어요. 나름대로 그 당시 구할 수 있는 악보를 다 구해봤더니 3~4년이 걸리더라구요. 그렇게 작업하다보니까 끝이 안 났어요. 이 많은 작업을 어떻게 소화시킬 것인가 고민하다 음악회 프로그램을 짜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1982년 파리에서 독주회를 열게 된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번에 열게 된 리사이틀은 크세 세 줄기로 나뉜다. 바로 문학에 관련된 작품들과 후기 작품, 그리고 소나타. 첫 날인 6월 19일에는 리스트가 문학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곡들을, 둘째 날인 25일에는 리스트의 후기 작품과 소나타 b단조를 들려준다.
그는 “피아노 곡들을 문학작품에서 리스트만큼 많이 쓴 사람이 없어요”라며 “시나 소설, 문학작품에서 연상을 얻었다는 것이 그때의 음악계와는 다른 것인데 이번 공연에는 이같이 문학에서 영감을 얻어서 지어진 곡들을 다루는 시간을 갖습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씨는 리스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것일까.
그는 “우리는 리스트를 여성들과 관계가 많은 호화찬란한 인생을 산 사람으로 알고 있지만 자선음악회 등 사회에 좋은 일도 많이 한걸로 알고 있어요”라며 “제가 알기로는 음악 역사에 있어서 가장 영향을 많이 주고 가장 잘 알려진 작곡가 인 것 같아요”라고 평했다.
또한 “쇼팽과 대조적인 인물”이라며 “쇼팽은 내면적이지만 리스트는 온 세계를 다니면서 직접 경험해보고 작품을 만들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쇼팽과 리스트 중 본인은 어느쪽에 가깝냐’는 질문에 “개인적으로 리스트를 더 좋아한다”며 말을 꺼낸 그는 “쇼팽은 인간적으로는 어땠을지 모르지만 피아노를 그렇게 아름답게 그리는 사람이 없어요. 하지만 성격상 리스트하고 나하고 상통하는 게 있는 것 같아요. 나도 궁금증이 많고 내 음악세계를 더 넓혀보고자 한다는 점에서 리스트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고 말했다.
한편 부인인 영화배우 윤정희(67)씨의 문화예술공로훈장 수상과 관련해 “프랑스에서는 그 영화뿐 아니라 한국 영화에 대한 상세한 소개도 이뤄지고 있다”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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