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바링허우들이 문화대혁명(1966년~1976년) 이후 개혁개방 시대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다니면서 즐겨 부르던 ‘상학가(上學歌)’라는 제목의 '초딩 노래'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열릴 때 만난 바링허우가 베이징의 어느 아파트 단지 공원 벤치에 앉아 들려준 노래다.
“학교 종이 땡땡땡. 어서 모이자 선생님이 우리를 기다리신다.”
우리로 치자면 ‘학교종이 땡땡땡’과 유사한 노래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09년 서울 직장으로 복귀한 뒤 신촌 대학가에서 알게 된 한 중국인 바링허우 유학생에게 알은 채 하며 이노래를 불러줬더니 재미있게도 그는 업그레이드된 버전이라면 다음과 같이 가사를 바꾼 '상학가'를 들려줬다.
“태양은 공중에 밝게 빛나고 강시(죽은 시신)가 나에게 미소 짖네./ 등교길에 해골바가지가 아침 인사를 하네. 너 폭탄 메고 어디가니? / 응. 교실을 폭파시키려고 학교가는 중이야. 생각만해도 너무 너무 즐겁단다. 뇌관 한번 뽑고… 우뢰 소리 한 방이면 다시는 지긋지긋한 학교를 볼 일 없을 거야./ 학교 다니는 것 정말 지겨워. 무거운 책가방에 허리를 펼 수 있나, 밤 늦게 공부해야지 아침 일찍 일어나야지. 숙제는 해도 해도 끝이 없지. 학교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네...”.
우리도 어린시절 ‘학교 종이 땡땡땡’ 이란 노래를 다음과 같이 개사해서 불렀던 옛 기억을 떠올려 보면 아이들의 마음은 어느나라라고 크게 다르지 않는 것 같다. .
“학교종이 깨졌다. 어서 가보자. 선생님이 깨진 종 엿 사먹는다.”
중국의 바링허우들은 문혁이라는 광란의 무대가 막 커튼을 내릴 무렵에 태어난 세대들이다. 또 중국사회를 무겁게 짖눌렀던 죽의 장막도 서시히 걷히기 시작했다.
중국 바링허우의‘위대한 탄생’과 함께 문화대혁명의 살벌한 암투와 어둠속에서 펼쳐지는 검고 음습한 음모의 기운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마치 그들의 출생을 기뻐하는 축가이기라도 하듯 전 사회에 걸쳐 잘 살아보자는 개혁개방의 생기발랄한 구호가 요란하게 울려퍼졌다.
사회주의의 신화적 인물이 된 이타적 삶의 화신 레이펑(雷鋒) 이야기도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차츰 희미하게 퇴색돼 갔다. 중학생이 된 바링허우들의 손에는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을 칭송하는 붉은 소책자 '마오 어록' 대신에 진용(金庸)의 무협지와 헤리포터가 들려있었다. 홍콩가수 저우화젠(周華健)의 펑유(朋友)를 열창하며 낭만 만우와 같은 TV드라마속으로 빠져들었다.
바로 열 살 많은 형 세대들만해도 거친 혁명의 삶을 살아야했다. 형들은 코카콜라와 캔터키치킨도 낮설어 했지만 바링허우들은 부모에게 받은 신용카드를 긁어대고 하겐다스와 청바지 나이키 등 서구 소비의 대종 상품들을 거침없이 소비했다.
바링허우들은 어렸을 적 컴퓨터나 자동차를 그냥 구경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PC와 인터넷, 트위터도 이들 생활에서 빼놓을수 없는 일부이고 스마트 폰과 자동차도 필수품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웬만한 가정의 바링허우들은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나 다 가질수 있는 세상이 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