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7개 부실 저축은행의 은닉재산을 회수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회수 대상은 이들 저축은행의 대주주와 경영진 등 수십명 선에 달한다.
금융위원회와 예금보험공사는 4일 부산·부산2·중앙부산·대전·전주·보해·도민 등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7개 저축은행의 부실 책임자를 지정, 이들의 은닉재산 회수에 나섰다고 밝혔다.
부실 책임자의 은닉재산 회수를 위해 예보에 `일괄금융조회권'을 주도록 한 예금자보호법 21조의 효력은 지난 3월 만료됐지만, 최근 정부 발의에 따라 국회는 이를 2014년까지 한시적으로 재입법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7개 저축은행의 대주주나 경영진이 영업정지 전 상당한 규모의 재산을 미리 빼돌린 것으로 짐작된다"며 "민사상 부실 책임을 묻기 위해 은닉 재산을 찾아 회수하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예보는 은닉재산 추적 대상을 박연호 부산저축은행그룹 회장을 비롯한 7개 부실 저축은행의 대주주와 경영진 등 수십명으로 압축하고 은닉재산의 규모를 파악 중이다.
실제로 박연호 회장의 경우 영업정지에 앞서 지난 2월10일과 14일 부산저축은행에서 1억1천500만원, 중앙부산저축은행에서 5천600만원 등 부인 명의 정기예금 1억7천100만원을 인출해간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예보는 재입법된 예보법이 이달 중순 국무회의를 통과해 발효되면 전체 금융회사들을 상대로 일괄금융조회권을 발동, 각 금융회사가 저축은행 부실 책임자의 재산을 추려내 보고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 부실 책임자 가운데 상당수는 가족과 지인 등의 이름으로 만든 계좌에 재산을 숨겨놨을 가능성이 큰 만큼 자금 흐름까지 조사해 차명계좌 재산도 찾아낼 계획이다.
향후 각 저축은행에 파견된 파산관재인이 이들 부실 책임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통해 은닉재산을 회수하거나, 예보가 파산관재인을 대신해 소송을 내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예보 관계자는 "일괄금융조회권이 발동되면 부실 책임자들에게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다만 자금세탁을 거쳐 차명계좌에 숨긴 재산까지 찾아내는 건 쉽지 않아 시간이 많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