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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 농협본부 직원, 2억원 넘는 외국통화도 빼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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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12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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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07 작전' 발불케한 횡령사건...농협 본부도 깜짝

(아주경제 송정훈·김선국 기자) 고객돈 수십억원을 빼돌려 주식 등에 투자한 농협중앙회 본부 영업부 직원 허 모씨(31·본지 5월10일자 1·2면 보도)가 농협 금고에 보관된 엔화 및 달러 등 외국통화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허 씨는 본인과 친구 두명의 명의로 계좌를 만든 뒤, 지난 2월 21일부터 4월 1일까지 약 2개월간 고객돈 수십억원을 계좌이체 시키는 방법으로 빼돌려, 주식·해외펀드·선물거래를 하다 2억여원의 손실을 냈다.

이 후 허 씨는 4월 중순 본부 시재조사(실제 제고조사)가 시행될 것이란 사실을 안 뒤, 이를 보충하기 위해 외국통화가 담긴 금고를 털었다.

허 씨는 4월 7일 같은회사 직원인 외국통화담당자 손 모씨를 통해 금고 열쇠를 입수한 뒤 임광빌딩 근처에 위치한 열쇠집에서 복제했다. 허 씨는 같은달 11일 오후 직원들의 왕래가 뜸한 시간을 이용, 금고를 열고 일화 100만 엔과 유로화 4만 유로, 영국파운드 1만5000 파운드, 프랑화 2만 프랑, 캐나다화 4만 달러, 호주화 4만달러를 챙겨 퇴근했다.

허 씨는 다음날 빼돌린 외화를 가지고 출근, 점심시간을 이용해 남대문 입구 사설환전소에서 5만원권 원화로 환전했다. 허 씨가 환전한 금액은 무려 2억2000만원에 달했다.

그는 이 돈으로 본인이 주식투자 등을 통해 날린 고객돈을 채워 놓았다. 그러나 농협중앙회는 같은달 20일 본부 영업부에 대한 시재조사를 통해 수억원의 돈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됐고, 감사실의 조사를 통해 허씨가 고객돈을 횡령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그러나 농협은 허씨의 비리사실을 적발하고도 약 2주간 이같은 사실을 숨긴채 축소에 급급하다 본지가 취재에 들어가자 5월 6일에야 뒤늦게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농협 관계자는 "검찰조사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허씨가 횡령한 총액이 수십억원이 넘을 것"이라며 "철저히 조사해 관련 당사자는 물론 관리책임자들까지 책임을 물어야 매년 수차례식 반복되는 농협 비리사건을 단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 횡령사건인줄 알았던 이번 사건이 외국통화까지 빼돌린 사건으로 확대됨에 따라 농협중앙회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농협은 검찰 조사가 끝나는대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농협 관계자는 "매년 반복되는 비리사건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조직개편 등 다양한 개혁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농협이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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