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등 상품가 급락...경기하락 전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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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12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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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품가격 또 폭락…지난주 급조정 ‘데자뷔’<br/>美·中·유럽 악재·선물거래증거금 인상 등 영향<br/>휘발유 선물시장 변동성 극심 ‘서킷브레이커’까지<br/>경제전문가 "글로벌 경기하락 가능성…추세화는 더 지켜봐야"

(아주경제 김선환·김신회 기자) 급등세를 보였던 국제유가가 일부 유종을 중심으로 폭락세를 연출하면서 글로벌 경기둔화의 전조가 아니냐는 분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과 중국 G2의 경제 성장세 둔화와 그리스를 비롯한 유로존의 재정위기 등은 대외의존도가 큰 국내 경기에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12일 지식경제부와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주 급격한 조정을 겪었던 국제 상품시장이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선물 거래 증거금 인상 영향 등으로 또다시 폭락했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 성장세 둔화와 유로존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발표된 중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5.3%로 전월에 비해 0.1%포인트 낮아졌고, 같은달 산업생산은 1년 전에 비해 13.4% 증가하며 전월(14.8%)과 전망치(14.6%)를 모두 밑돌았다.

미국의 3월 무역수지 적자액은 481억 달러로 지난해 6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유럽에서는 그리스의 재정위기 문제가 악화일로인 데다, 폴란드와 영국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유럽의 위기는 유로화 매도로 달러화 강세를 부추겼다.

CME는 이날 오후 휘발유 거래 선물 거래 증거금을 인상하기로 했다.

이날 상품가격의 폭락을 주도한 악재들이 결국 지난주 상품시장의 조정을 촉발했던 요인들과 다르지 않은 셈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5.7 달러(5.5%) 하락한 배럴당 98.21 달러를 기록했고, 은은 온스당 35.52 달러로 3% 이상 밀렸다. 구리도 지난해 12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가라앉았다.

특히 이날 7% 폭락한 6월 인도분 휘발유(RBOB) 선물은 장중 한때 가격 제한선인 갤런당 25 센트까지 떨어졌다. CME는 일시거래중단(서킷브레이커)을 걸어 원유와 난방유, 휘발유 선물 거래를 일시 중단하고, 5분 뒤 휘발유 가격 제한폭을 50 센트로 확대해 거래를 재개했다.

공개호가 세션에 서킷브레이커가 걸리기는 2008년 9월 이후 처음이다.

미국 경제 전문 채널 CNBC는 휘발유 선물시장의 변동성이 최근 일주일처럼 극심했던 적은 수년 동안 없었다고 지적했다. 휘발유 선물가격은 최근 5거래일간 트레이딩세션 가운데 두 번이나 갤런당 25 센트에 달했다는 것이다.

또 정유사의 마진을 반영하는 휘발유와 원유 선물간 가격차는 전날까지 일주일 새 10 달러 이상 오르며 40 달러를 웃돌았다.하지만 이날은 32 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CME는 휘발유시장의 변동성을 진정시키기 위해 선물 거래 증거금을 또다시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헤지펀드와 금융기관 등에 적용되는 개시증거금은 12일부터 1만1475 달러로 21.4% 인상된다.

경제전문가들은 이처럼 연초 중동 지역 등의 정세불안으로 급등세를 보여온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최근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경제둔화가 가시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최근 상품 가격 하락은 세계 경기 하락을 잇따라 지적해 온 국제기구들의 전망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같은 상황이 추세화 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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