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위원회·준법감시인 '투트랙' 내부통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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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12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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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금융감독원 개혁을 중심으로 한 외부 감독 시스템 개선 작업과 함께 금융권의 내부통제 시스템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기존 내부통제 시스템이 경영 부실 및 비리를 제대로 차단하지 못했다는 반성에 기인한 것이다.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시나리오는 상근감사를 폐지하고 감사위원회 설치를 의무화해 금융당국과의 유착 고리를 끊고 내부 준법감시인이 감시 기능에 충실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다.

감사위원회와 준법감시인을 ‘투트랙’으로 활용해 경영 투명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 감사위원회 설치 입법 추진

금융위원회는 기존 상근감사 제도를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금융당국에서 낙하산으로 내려온 상근감사들이 내부 정보를 독점하면서 당국과 유착 고리를 형성하고 잇속 챙기기에만 급급했다는 비판에 따른 조치다.

대신 미국이나 영국처럼 비상임 사외이사로 구성된 감사위원회 설치를 의무화해 내부통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당국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사외이사들이 더욱 투명하게 경영 상태를 점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대형 금융회사는 이미 감사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있지만 실효를 거두고 있는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4대 금융지주회사의 경우 KB·우리·하나금융지주는 감사위원회가 5명으로 구성돼 있고 신한금융지주는 4명이다.

그러나 상근감사를 별도로 두고 있는 탓에 감사위원회가 상근감사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위는 현재 법안 제정 작업이 한창인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 감사위원회 설치 방안을 포함시켜 연내 국회에 입법 발의를 하기로 했다.

또 감사위원회가 수시로 개최되기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세부 업무를 맡을 지원부서 신설도 의무화하기로 했다.

◆ '유명무실' 준법감시인도 수술대

감사와 함께 금융회사 내부통제를 책임지는 다른 한 축인 준법감시인 제도도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부분의 금융회사는 준법감시인을 따로 두고 있지만 내부 인사를 발탁하는 경우가 많아 실질적인 감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4대 금융지주회사 가운데 외부 전문가를 준법감시인으로 채용한 곳은 전무하다. 6대 은행도 사정이 마찬가지이다. 기업은행은 아예 준법감시인이 없다.

보험·증권·카드 등 다른 금융 권역도 준법감시인을 내부 출신으로 채우고 있고 최근 경영 부실 및 비리로 비난 여론이 집중되고 있는 저축은행은 준법감시인을 따로 두지 않고 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준법감시인이 내부고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경영진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검찰에 보고하도록 돼 있다”며 “국내 금융회사는 선임 방법에 문제가 있고 책임 소재도 불분명해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기존 감사와 업무가 중복되는데다 인력 및 예산 지원이 턱없이 부족한 것도 준법감시인 제도의 취지를 훼손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의 준법감시팀 관계자는 “감사실에 비해 인력이 부족하고 권한도 약해 업무가 중첩될 경우 자꾸 치이게 된다”고 토로했다.

하나금융의 준법감시인을 맡았던 김유니스 이대 교수는 “국내 기업들은 영업관련 비용은 아깝지 않다고 여기면서 관리감독 부서에서 발생하는 비용에는 인색한 편”이라며 “위험관리 부서를 비용발생 부서로 인식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준법감시인의 지위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다.

개선안에는 준법감시인을 외부에서 채용토록 하고 임기를 보장하는 내용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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