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우는 현실과 가상의 공간을 대비시킴으로써 사진 매체의 속성을 탐구하고, 사진 영역의 틀을 넓히는 작업을 선보여 왔다.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담아내는 것이 아니라 변형과 재구축을 통해 ‘실재(real)’와 ‘실재가 아닌 것(unreal)’, ‘보이는 것(visible)’과 ‘보이지 않는 것(invisible)’ 사이에 숨겨져 왔던 세계의 틈새들을 포착한다.
이번 개인전은 백승우의 작업세계를 보다 진척시킨 신작들을 소개한다.
전시 제목이 의미하듯 사진 이미지의 객관성, 직접성, 보편성 등에 의문을 제기하고, 프레임 안팎으로 감춰져 보여지지 않는 이야기들에 주목한 작업이다. 우리가 의심의 여지 없이 사실 혹은 진실이라고 믿어 왔던 것들에 의문을 제기한다.
2층 전시장에 선보인 'Seven Days' (2010~2011)는 <'Monday Morning', 'Monday Afternoon', 'Monday Night', ∙∙∙, 'Sunday Night' 로 이루어진 21점의 사진 연작으로, 이번 전시에서는 12점이 소개된다.
작가가 월요일부터 일요일의 하루를 각각 오전, 오후, 밤으로 나누어 작품 제목을 먼저 정한 후, 이와는 무관한 규칙에 따라 촬영한 일본 동경의 건물이나 도로 등의 이미지에 각각의 제목을 부여한 작품이다.
Utopia-#032 (2011, digital print, 220×527cm)는 이미지를 13개 조각으로 나누어 13개 국가로 각각 보내 출력 및 재조합하는 실험적인 제작방식을 선보인다. 이미지 출력을 위해 동일한 컬러 세팅 기준을 제시함에도 불구하고 결과물이 달라지는 상황을 시각적으로 증명한다. |
이 전시는 '한장의 사진에 여러개의 진실'이 담긴 시각 이미지를 해석하는 방식과 사진이라는 매체의 속성에 대해 살펴 볼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백승우작가의 작업세계를 공유할수 있는 '아티스트 토크'가 오는 27일 오후 7시 아트선재센터 3층 전시장에서 열린다.
한편, 이번 전시와 함께 작가의 작업 전반을 아우르는 모노그래프 '아무도 사진을 읽지 않는다'를 출간했다.
모노그래프는 시리즈별 작품 이미지와 함께 신혜영(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영상커뮤니케이션 전공 박사과정)의 작품 설명, 백승우 작업의 이해를 돕기 위한 문영민(메사추세츠 앰허스트 주립대학교 미술대 조교수), 한금현(콜로라도 주립대학교 교환방문교수)의 에세이, 전시기획자 김선정과 작가와의 인터뷰가 담겼다. 전시는 7월 31일까지. 관람료 성인 3000원, 학생 1500원.
◆사진작가 백승우= 1973년 대전에서 출생했다. 한국에서 사진을 전공한 후 2001년 런던으로 이주하여 순수미술과 이론을 공부했다.
2006년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 개인전 《Real World》를 계기로 서울로 돌아왔다. 그동안 뉴욕, 파리, 도쿄, 서울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2010년 일우 사진상(일우문화재단), 2001년 사진비평상(타임스페이스)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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