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한 국민들을 먹여살리기 위해서는 서방에서 밀을 많이 들여와야 하지만 비용이 껑충 뛰면서 안그래도 취약한 이 지역 정부들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제 곡물시장의 밀 가격이 18일에 53센트(7%)나 올라 부셸당 8.17달러를 기록하면서 이번주에만 17% 상승했다고 19일 보도했다.
이날 가격 상승폭은 달러화 기준으로 최근 7개월래 가장 큰 것이다. 미국의 홍수와 서부 유럽의 가뭄이 밀 가격 상승을 부채질한 셈이다.
밀 가격은 최근 1년도 안되는 기간에 밀 91%나 올랐다.
밀 가격은 지난해 여름 러시아에 극심한 가뭄이 들면서 급등한 뒤 이후 수개월간 높은 가격을 유지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일기상태가 안좋아 이번주에도 밀 공급이 부족할 것이며 이에 따라 가격도 더 상승할 것으로 보고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아프리카 튀니지는 지구상에서 1인당 밀소비가 가장 많은 나라다. 한사람이 연간 478파운드의 밀을 소비해 미국의 177파운드와 비교할 때 훨씬 많다.
이집트와 알제리인들도 미국인에 비해 배 이상 밀을 소비한다.
이집트나 튀니지 같은 국가들은 자국 내에서 밀 생산이 충분하지 않아 소비량의 절반 가량을 수입해야 한다. 이런 나라들은 수입한 밀을 대폭 할인된 값에 국민들에게 공급한다.
지난 2009년 세계은행에서 아랍 국가들의 식량안보 문제를 연구한 줄리안 렘피에티씨는 “요즘처러 밀 값이 급등하는 것은 중동지역 국가들이 크게 우려하는 상황”이라면서 “이런 시스템으로는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랍국가들이 밀 가격 상승으로 부담을 많이 느끼게 되면 이들 국가가 시장 경제 기반의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기를 원하는 서방국들의 금융지원 필요성도 함께 높아진다.
중동 국가들의 인구가 늘면서 곡물 수입도 증가할 전망이다.
세계은행 보고서는 아랍 국가의 2030년 곡물수입량은 2000년에 비해 55% 증가할 것이라면서 “상황을 완화시킬만한 조치가 없으면 이들 나라는 글로벌 곡물가격 급등에 더욱 더 취약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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