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정책 노선 갈등 속 당권경쟁 가열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한나라당의 새 원내지도부를 중심으로 당내 정책 방향이 조금씩 왼쪽으로 움직이는 것과 관련해 7.4 전대를 앞둔 차기 당권주자들이 정책 노선을 놓고 헷갈리고 있다.
　
　현 원내지도부와 함께 당 쇄신을 주도하고 있는 ‘새로운 한나라’를 비롯한 소장파에서는 보다 서민중심의 정책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기존 친이(친이명박)계를 포함한 ‘구주류’에서는 “지나친 ‘좌클릭’은 당의 정체성을 해친다”며 반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도 현재 한나라당의 노선 변화에 대해 입장이 양 쪽으로 갈리고 있다.
　
　정두언 전 최고위원의 불출마 선언과 함께 당내 쇄신그룹의 주요 당권주자로 떠오른 남경필 의원은 이런 한나라당의 변화에 긍정적이다.
　
　남 의원은 “이념의 시대는 갔고 민의에 귀를 기울이고 해결책을 내놓는 게 정치의 본질아니냐”며 “야당의 주장이라도 이런 본질을 담았으면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중립성향으로 최근 당권 도전을 두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권영세 의원 역시 “중도 가치가 대부분 원하는 것이라면 중도 가치도 과감하게 안아야 한다”며 ‘좌클릭’에 대한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새로운 한나라’의 공동 간사인 정태근 의원 역시 이날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당이 보수가치만 강조하다가 민생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며 정책기조 변화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김무성 의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 지지 계층이 불안감을 느낄 정도의 개혁은 안된다”며 최근 당의 변화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나경원 의원 역시 “무조건 좌클릭하는 쪽으로 따라가선 국민의 마음을 가져올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청와대에서도 최근 당내 변화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고 나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최근 “분위기가 어렵다고해서 당의 정체성이나 일관성을 버리는 것은 결국 국민의 신뢰를 잃게되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서민중심의 정책기조 변화에는 동의하지만 자칫 ‘민주당이 만들어 놓은 정책 따라가기’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나타낸 것.
　
이에 따라 향후 전개 될 당권경쟁에서 각 예비 후보자들의 ‘정책 선명성’ 역시 중요한 경쟁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