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선 아나운서에게 까지…‘막말 방송’ 끝은 어디?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1-05-24 14:0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송지선 아나운서에게 까지…‘막말 방송’ 끝은 어디?

[사진 = KBS JOY '엔터테이너스 - 성대현의 시크릿 가든' 5월 20일 방송 캡처]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개인적으로 이런 얼굴(송지선 아나운서) 좋아해요. 그런데 여자가 7살 많으면 애 데리고 논 거야." (KBS Joy '엔터테이너스', 성대현)

"어우, 뚜껑 열리면 큰일 나겠네요." (MBC FM4U '미스터 라디오', 변기수)

"어머님(부인)을 밤에 심하게 괴롭히신다면서요?" (MBC TV '일요일 일요일 밤에', 사이먼디)

"(바지가) 똥꼬 확 먹고, 보기 싫어.", "작가들 유치 뽕이네." (SBS 파워FM '두시 탈출 컬투쇼', 컬투)

'막말 방송 진행'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이처럼 막말을 하는 사람의 다수가 개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진행자라는 점은 막말이 빈번하게, 오랫동안 일어날 가능성을 내포하는 점에서 적지 않은 문제다.

이러한 막말 방송은 줄어들이는 커녕 좀 더 거센발언, 좀 더 선정적인 발언으로 이어지고 있다. 막말로 어떻게든 이슈가 되고자 '애쓰는' 모습이 안쓰러워 보이는 것을 너머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다.

막말로 한 순간의 관심을 끌 것이다. 다만 이러한 '관심'이 긍정적 개인 이미지로 이어지는 일은 결코 없다.

오히려 23일 오후 송지선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의 자살로 며칠 전 방영된 방송이 재조명되며 다수의 사람들에게 질타와 비난을 받는 성대현(본명 성정식)과 같은 사례는 앞으로 자주 나올 것이다.

최근 '막말'이 지상파TV, 라디오, 케이블TV 등에 비춰져 구설에 오른 스타 진행자를 살펴봤다.

◆성대현 (KBS Joy '엔터테이너스 - 성대현의 시크릿 가든' 진행)

'야구 여신'으로 주목받던 베테랑 여성 스포츠 아나운서 송지선의 자살은 많은 사람의 충격으로 다가왔다. 진위 여부를 떠나 임태훈과의 스캔들로 주목받아온 유명 아나운서의 자살 사건은 지금 대한민국을 크게 흔들고 있다.

송지선의 투신자살 이후 급격하게 이슈 메이커로 부상한 사람이 그룹 R.ef 출신 방송인 성대현이다. 케이블채널 'KBS Joy' 프로그램인 '엔터테이너스' MC인 그는 '성대현의 시크릿 가든' 코너 20일 방송분에서 '연예인 협찬계의 거물'로 소개된 조성희, 개그우먼 양재희, 웨딩 컨설턴트 정영선 등 3인과 출연해 송 아나운서 및 두산 베어스 임태훈의 사진과 실명을 거론했다.

MC 성대현은 자신을 두산 팬으로 밝히며 "임태훈 2군 갔잖아 피곤해서"라고 말한 후 송 아나운서의 사진을 쳐다보며 "개인적으로 이런 얼굴 좋아해요. 그런데 여자가 7살 많으면 애 데리고 논 거야." 라고 언급했다.

패널로 출연한 조성희는 "둘 중 하나는 사이코"라며 웃었고, 프로그램 제작진은 붉은 글씨로 이 말을 자막처리해 더욱 강조했다. 

송 아나운서가 이 방송을 시청했는지 파악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런 매우 저질스러운 방송내용이 여과 없이 전파를 탄 이후 송 아나운서는 꽃다운 30년 인생을 비극적으로 마치며 많은 사람들에게 슬픔을 안겼다.

많은 누리꾼들은 MC인 성대현과 패널들을 질타하고 있다. 결국 방송사는 23일 비상 대책회의를 열어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고 제작진을 교체했으며 코너 폐지와 성대현 하차도 함께 결정했다.

◆컬투 (SBS 파워FM '두시 탈출 컬투쇼' 진행)

만취 방송, 제작진을 향한 반말지시, 잘못된 경어 사용,  청취자를 향한 반말, 외모 비하…

이 모든 것이 한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해냈다고 설명한다면 사람들은 어떤 반응일까?

지난 2010년 11월 24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이진강, 이하 방통심의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을 위반한 총 5개 방송사 7개 프로그램에 대해 제재조치를 의결했다.

이 중 방통심의위와 언론으로부터 가장 많은 지적을 받은 프로그램이 컬투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인 SBS 파워FM의 '두시 탈출 컬투쇼'이다.

이 프로그램은 DJ 정찬우와 김태균이 방청객과 대화하거나 청취자들의 사연을 소개하는 도중 "(여자 목소리로)닥치고 사연이나 들어!", "(바지가) 똥꼬 확 먹고, 보기 싫어요.", "야! 너 살쪄, 인마!", "작가들 유치 뽕이네요", "(방청객에게)니들이 좀 발광을 해 주면 안 되겠니?...니들도 마찬가지구나!", "귓구녕에 넣고..." 등의 저속한 표현을 쓰고 고성을 동반한 반말도 방송해 논란이 된 프로그램이다.

결국 컬투는 '툭하면 반말에 인격비하', '저속한 표현 다반사', '막말 역겹다' 등 언론 지적을 받으며 불명예스러운 내용의 방송과 함께 평생 남게 됐다.

◆비일비재한 케이블TV '막말 방송'

케이블TV 채널은 막말방송의 사각지대다.

QTV '순위 정하는 여자'는 여성의 가슴을 성적 대상으로 강조하는 장면을 청소년 시청보호시간대에 방송하면서 진행자가 저급한 언어 사용도 겹치면서 방통심의위가 '해당 방송프로그램의 중지'의 중징계를 내렸다.

이 프로그램은 게스트로 출연했던 VJ '미라'(본명 김미라·28)가 에이트 멤버 주희에게 "색녀 같다", 이해인에게 "양기를 못 받아 푸석푸석한 느낌"이라는 노골적, 선정적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 화제가 됐던 프로그램이다.

M.net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프로그램은 유흥업소에서 음주가무를 하는 장면, 속옷을 보여주는 장면 등을 보여주면서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 등을 일삼다 방통심의위의'시청자에 대한 사과' 조치를 받았다.

모습이 모두 보이고 누구나 볼 수 있다는 차이가 있는 지상파 방송이라고 나은 것도 아니다. 

MBC TV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뜨거운 형제들'은 진행자들이 나이 지긋한 남자 출연자에게 "어머님(부인)을 밤에 심하게 괴롭히신다면서요?"라고 민망한 질문을 던지고 여자 어린이에게 "넌 남자를 갖고 놀 수 있는 그런 카리스마를 가져야 돼"라는 한심한 충고도 주저하지 않다가 '시청자 사과' 중징계를 받았다.

MBC TV '황금어장'은 4명의 진행자가 초대 손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라디오 스타' 코너에서 진행자와 출연자들이 "돌아버리겠어", "쪽팔리잖아" 등의 저속한 표현과 "그룹 중에서는 가장 평균학력이 낮을 수도 있겠네?"라는 인신공격성 발언을 하다가 방통심의위의 경고를 받았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