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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30여년의 공직 생활을 건설교통부에서 도시건축심의관, 국토정책국장, 주택국장, 정책홍보관리실장을 지내고, 국토해양부 제1 차관까지 하면서 정책 업무는 물론 집행, 조직 및 노사 관리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습니다. 모든 역량을 바쳐 국가 발전에 헌신하겠습니다. “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의 출사표다. 지난해 8월 이후 떠났던 친정에 거의 10개월 만에 다시 돌아오면서 밝힌 각오다. 복귀하면서 직위는 차관에서 장관으로 바뀌었다. 공직 생활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
권 장관은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정통 관료다. 특히 주택 정책에 있어서는 핵심을 정확히 짚어 낼 수 있는 전문가 중 한사람으로 꼽힌다. 주무관 시절부터 중요한 주택 정책을 직접 만들고 체험했다. 주택전문가로 불리는 이유다.
차관으로 일할 때는 토지 시장 안정을 위한 토지은행 설립을 주도했다. 오는 2019년까지 약 20조원 규모의 토지를 비축해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을 위해 사용하도록 했다. 또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보금자리주택, 4대강 살리기 사업, 경인 아라뱃길 등 주요 국책 사업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직원들 사이에서 신망도 두텁다. 사사로운 이익을 탐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도로공사 사장으로 부임한 첫 날, 낡은 중형차를 몰고 직접 출근해 직원들이 사장인지 몰라봤다는 일화는 권 장관의 청렴한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하지만 그가 국토부 장관으로서 풀어야 할 숙제는 만만치 않다. 침체된 주택시장과 건설경기는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최근 각종 개발 사업을 둘러싼 지역 갈등 마저 권 장관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권 장관도 이런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지금 우리의 국토해양 행정 여건은 대내외적으로 많은 변화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최근 전월세 시장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주택시장은 활력이 부족하고 건설산업의 침체도 계속되고 있다”고 걱정했다.
또 “교통·물류 부문도 경쟁력이 여전히 선진국에 뒤지고 있으며, 출범 4년째인 국토해양부의 효율적인 조직 운영과 산하 공기업의 선진화 또한 숙제로 남아 있다”고 토로했다.
권 장관은 우선 부동산 시장의 안정과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 복지 실현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전·월세 시장 불안 요인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또 각종 개발 사업이 지역간의 반목과 갈등으로 비화되지 않도록 사업 추진의 투명성과 공정성도 강화할 것임을 내비쳤다.
권 장관은 건설과 주택 전문가로 교통과 해양 업무에 대해서는 능력이 모자르다는 우려에도 당당하다. 건설 뿐만 아니라 교통·해운 산업도 국가 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무궁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해양 산업을 집중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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