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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증시 인기 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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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6-0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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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장 기업 감소세 지속…상장종목 1997년 정점 대비 43%↓<br/>2005년 이후 74개 미 기업 해외 IPO…비용·규제부담 탓

 (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자본주의의 상징인 미국 증시가 활력을 잃고 있다. 규제 강화로 비용 부담이 늘어난 데다 활발한 기업 인수합병(M&A)과 저금리 등으로 굳이 상장을 하지 않더라도 기업들이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급기야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모기업인 NYSE유로넥스트는 독일 증시 운영사인 도이치뵈르세와의 합병을 타진하고 나섰다.

미국(빨간색)-글로벌(파란색) 증시 상장건수(단위: 1000건/출처:WSJ)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 컨설팅업체 캐피털마케츠어드바이저리파트너스의 보고서를 인용, 2000년 이후 미국에서 이뤄진 기업공개(IPO) 건수는 연평균 156건으로 1990년대보다 71% 급감했다고 전했다. 미국 증시 상장종목 수도 1997년 8800여개로 정점을 이뤘지만, 최근에는 5000여개로 43% 줄었다. 현재 나스닥 상장 종목은 2760개로 50% 급감했고, NYSE는 2312개로 12%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 이외 지역 증시의 상장기업 수는 2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홍콩,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의 상장기업 수는 미국의 8배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리서치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2005년 이후 해외 증시에서 IPO를 실시한 미국 기업만 74개사로 이들은 모두 131억 달러를 조달했다.

WSJ는 과거에는 미국 벤처기업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미 증시에서 상장을 모색했지만, 최근엔 비용이 저렴한 해외시장에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샤베인옥슬리법 등 기존에 없던 규제가 늘면서 기업들의 상장 비용 부담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샤베인옥슬리법은 엔론, 월드콤 등 대형 기업들의 회계부정사건이 잇따라 일어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미 의회에서 상장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법이다.

WSJ는 규제 강화로 증시 상장 조건이 훨씬 까다로워지자 미 증시에서 IPO를 통한 자금조달을 선호하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 로펌이 2007년 조사한 바로는 2002년 샤베인옥슬리법이 통과된 뒤 증시 상장과 관련한 연간 비용이 170만 달러에서 280만 달러로 늘었다.

기업간 M&A가 늘고 있는 것도 IPO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M&A는 특히 정보기술(IT) 부문에서 두드러지는데, 소규모 기업들이 홀로 IPO에 나서기보다는 구글이나 인텔 등 대기업에 흡수통합되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인터넷전화업체 스카이프는 지난해 8월 IPO를 신청하고 나스닥 상장을 준비했지만,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와 85억 달러 규모의 합병에 합의했다.

컴퓨터관리시스템전문업체 빅픽스도 3년간 IPO를 준비해오다 지난해 여름 증시 조정 속에 결국 상장을 포기하고 IBM에 인수됐다.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해 단지 5개의 대기업이 134개의 미국 기업을 집어삼켰으며, 이는 NYSE와 나스닥의 전체 IPO건수와 맞먹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다 사상 최저 수준의 저금리도 기업들을 증시에서 멀어지게 하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각종 규제를 감수하고 주식시장에 나서지 않더라도 금융권에서 저금리로 얼마든지 자본을 조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던컨 니드라우어 NYSE유로넥스트 최고경영자(CEO)는 "미 증시의 전성기는 이미 오래 전에 끝났다"며 "자본시장은 여타 산업과 마찬가지로 글로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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