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민주당은 31일 하루 종일 상대 측 인사들을 정조준하며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전날 정진석 정무수석과 박영준 지식경제부 제2차관 등 청와대 및 정부 고위인사들의 로비 연루 가능성을 제기한 민주당 박지원, 이용섭 의원과 이명박 대통령의 대통령훈령(비위공직자 의원면직 처리조항) 위반을 주장한 같은 당 박선숙 의원에 대해 “근거 없이 음해하는 건 국회의원으로서 자격이 없다”며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청와대는 민주당 소속 의원이 전남 목포의 ‘보해저축은행’ 구조조정을 막기 위해 청와대에 로비를 시도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목포는 박지원 의원의 지역구다.
특히 이 관계자는 “지난 정부에서 저축은행이 커온 것을 볼 때 일정부분 로비가 성공했다고 볼 수 있지만, 현 정부 들어 부실을 정리하는 과정에선 그런 로비 시도를 뿌리쳤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본다”며 “만일 현 정부에서 로비가 성공했다면 부산저축은행이 퇴출됐겠냐. 저축은행의 부실과 허점이 드러났겠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이날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의원 워크숍에서 “난 청와대 경제수석실에 전화 한 번 한 적 없다”며 “청와대 인사들이 자기들만 살려고 이렇게 나오면 나도 계속 (의혹을) 밝혀내겠다. 이대로 넘어갈 순 없다”고 맞섰다.
자신은 토요일인 지난 2월19일 지역구에 있다가 갑자기 보해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하자 김석동 금융위원장에게만 “주말에 이렇게 하면 어쩌냐”고 전화한 사실밖에 없다는 게 박 의원의 설명이다.
이어 그는 전날 청와대 정 수석이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회장과의 친분을 ‘부인’한데 대해 “우정힐스골프장과 청담동 한정식 집에 가면 (정 수석과) 구속 기소된 신회장이 밀접한 관계임을 다 알 수 있다. 정 수석은 당신이 한 일을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조영택 의원도 “캐나다로 출국한 로비스트 박태규씨가 포스텍의 부산저축은행 유상증자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김두우 청와대 기획관리실장과 각별하다고 한다”며 새로운 의혹을 제기했다.
또 조 의원은 “부산저축은행 최대주주인 박연호씨와 같은 고교 출신 의원이 우리 당에 8명 있지만, 나를 포함한 동문 의원들은 티끌 만큼도 로비에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조 의원의 의혹 제기에 대해 김 실장은 청와대 춘추관을 통해 “근거 없는 의혹 제기에 대해 대꾸할 가치를 못 느낀다”면서 “정치적 공작은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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