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재범 기자) 시민들을 위해 서울시가 한강에 띄어놓은 인공섬 ‘세빛둥둥섬’에 2일 오후 출입이 전면 통제돼 시민들이 분통을 터트렸다.
이날 오후 1시부터 경호업체 직원들이 섬으로 들어가는 입구 두 곳을 전면 통제하며 시민들의 출입을 금지시켰다. 이유는 오후 8시부터 진행되는 명품 업체 펜디의 패션쇼가 열리기 때문이다. 출입이 허락된 사람은 초청장을 소지한 극소수의 일반인과 행사 관계자 및 일부 언론 관계자들만 이었다.
행사 직전에는 한 동물보호단체 회원 한 명이 입구 근처서 펜디의 모피 패션쇼 반대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던 중 경호업체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주최 측의 언론 취재 차별도 도마 위에 올랐다. 주최 측은 당초 사전 취재 등록을 한 매체에 한해 취재를 허락했지만, 내외신 매체의 취재 동선에 차별을 둬 원성을 샀다.
한 국내 매체 사진 기자는 “주최 측이 내신 기자와 외신 기자의 취재 범위에 차별을 뒀다”면서 “이 같은 내용을 내외신 기자들에게 따로 통보를 해 기자들 사이에서도 원성이 크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언론을 통해 패션쇼 소식을 듣고 현장을 찾은 일부 일반인들은 주최 측의 출입 통제에 입맛을 다시며 씁쓸히 발길을 돌렸다.
한 시민은 “여러 국내외 스타들이 참석하고 화려한 명품 패션쇼를 관람하고 싶어 일부러 찾아왔는데, 결국 초대를 받은 부유층들만의 잔치였냐”며 허탈해했다.
‘세빛둥둥섬’은 지난달 25일 개방한 시민 문화 공간으로 (주)플로섬이 25년 동안 소유-운영 뒤 서울시에 기부채납하게 돼 있다.
이날 출입 통제와 관련해 이 업체 관계자는 “행사장을 빌려만 줬을 뿐 모든 진행은 펜디 측이 진행한 것”이라고만 말했다.
한편 패션쇼에는 중국 배우 장쯔이, 대만 여배우 후패잠, 태국 여배우 쥬이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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