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직격탄을 맞은 돼지고기 삼겹살은 연중 최성수기인 8월이 최대 고비이며 계란과 수박 값 강세도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에서 일반 삼겹살은 100g당 1천880원, 브랜드 삼겹살은 2천950원~2천990원이고 롯데마트에서도 일반 삼겹살은 1천950원, 브랜드 삼겹살은 2천900원이다.
이는 작년보다 30~50%가량 오른 것이다.
대형마트는 삼겹살의 대중적 인기를 고려해 일반 삼겹살이 2천원을 넘지 않도록 ‘상시 할인가’에 묶어두고 있지만,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삼겹살을 3천290원에 판매하는 등 다른 유통업체의 상승폭은 더욱 크다.
이런 가격은 이마트가 할인행사에 내놓은 한우 1등급 등심 3천220원, 한우 불고기 1천960원보다도 높아 삼겹살은 ‘한우보다 비싼 금(金)겹살’로 불리고 있다.
구제역으로 살처분된 돼지가 전체 사육두수의 3분의 1에 달할 만큼 타격이 컸던 탓으로, 돼지를 다시 키우고 새끼를 치는 데 수 개월이 걸리므로 돼지고기 가격은 쉽게 떨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삼겹살 수요가 연중 가장 많은 휴가철이 되면 값이 더욱 치솟아 ‘삼겹살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유통업계는 점치고 있다.
이마트에서 작년 삼겹살 매출의 21%가 7~8월 두 달 동안 일어날 정도로 삼겹살은 휴가철 단골 메뉴이기 때문이다.
민영선 이마트 정육팀장은 “휴가철 가장 선호도가 높은 삼겹살 공급량이 작년 대비 25~30% 부족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계란 가격 역시 당분간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조류인플루엔자(AI)가 끝난 이후 닭고기 가격이 서서히 떨어진 것과 달리, 3일 현재 계란 특란 1개의 도매가는 167원으로 작년 120~130원보다 30% 이상 높은 수준을 지키고 있다.
AI 발생 당시 살처분된 육계 수는 그리 많지 않았으나 국내 최대 규모의 부화장이 AI 피해를 보는 등 매몰된 산란계 수가 200만 마리에 육박했던 터라 계란 값은 꺾일 줄 모르는 상태다.
유통업계는 산란계를 키우는 데 6개월 이상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올 휴가철은 물론이고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25~40% 정도 높은 가격대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름철 대표 과일인 수박 값도 강세다.
농수산물유통공사 유통정보에 따르면 수박 소매가는 3일 상(上)품 기준 1만5천939원으로 1년 전보다 13.9%, 평년보다 21.1% 올랐다.
이마트도 수박 1통(7~8㎏)을 작년 1만1천800원보다 32% 비싼 1만5천500원에 팔고 있다.
작년에도 봄철 이상저온으로 수박이 비쌌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시세는 그보다 더 오른 것으로, 작년 가을 배춧값 폭등 이후 많은 농가가 수박 대신 배추 재배를 선택하면서 올봄 수박 재배면적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봄 늦게나마 수박을 심는 농가가 늘어나 한여름 수박 가격은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과 올여름 예년보다 무더운 날씨가 예보된 만큼 수박 수요가 증가해 값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름이 되면서 수박 작황이 좋은 상태”라며 “다만, 여름철이라도 가격이 작년 시세보다 낮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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