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전 장관은 지난 1일 이임사에서 이번 구제역 사태에 대한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고, 서규용 장관은 농식품 분야의 미래를 철저히 준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초여름에 접어든 6월에 수장이 바뀐 농식품부는 정책의 주안점을 바꾸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쌀값 안정·가축 방역→FTA 대비·신성장동력 확충
유 전 장관이 재임했던 2010년 8월 30일부터 2011년 6월 1일까지는 농식품부가 과거 어느 때보다 정말 숨가뿌게 달려온 9개월이었다. 유 전 장관은 사실상 쌀값 폭락 사태에 대한 비상대책을 마련하는 것으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7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쌀값은 지난 2009년 5월 14만7980원(80㎏)이었던 것이 2010년 8월 25일 13만312원, 같은해 9월 5일 12만9928원, 9월 15일 12만8524원으로 곤두박질 쳤다.
이에 농식품부는 지난해 8월 31일 △연간 예상 수요량 426만톤 초과해 공급되는 쌀 모두 시장서 격리 △벼 매입자금 지원규모 1조원에서 1조2000억원으로 증액 △2011년부터 3년간 한시적으로 매년 4만ha의 논에 타 작목 재배 지원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쌀값 안정 및 쌀 수급균형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유정복 전 장관 재임 시절 농식품부가 어느 때보다 숨가뿌게 달려와야 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구제역 사태였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구제역 사태는 전국적으로 340만 마리가 훨씬 넘는 가축들이 살처분되는 등 사상 최악의 재앙으로 치달았고 이로 인해 유정복 전 장관은 사의표명을 하기에 이르렀다.
구제역 사태는 올 3월쯤부터 차츰 진정되기 시작했고, 정부는 지난 4월 12일자로 구제역 위기경보를 ‘경계’에서 ‘주의’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정부는 이번 구제역 사태로 인해 가축방역 시스템의 취약성이 드러나자 지난 3월 24일 △2012년부터 축산업 허가제 도입 △친환경 축산업 육성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국립식물검역원,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 통합한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가칭)’ 설립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가축질병 방역체계 개선 및 축산업 선진화 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서규용 신임 장관은 농림수산식품산업이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나갈 것임을 밝혔다.
서 장관은 지난 2일 개최된 취임식에서 “우리 농림수산식품산업이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치밀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젊고 창의적인 인력이 유입될 수 있도록 특성화된 맞춤형 교육을 강화하고, 창업 초기의 농어업인을 체계적으로 지원해 안정적으로 농어촌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현장의 농어업인들에게는 특화된 기술, 경영중심의 교육을 통해 변화되는 환경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 장관은 “미국,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발효에 대비해 현재 추진 중인 국내 보완대책을 면밀히 점검해 보완하는 한편, 우리 농식품의 수출이 확대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충해 농식품 분야의 미래를 철저히 준비해 나가겠다”며 △식품산업 발전 위한 과제 발굴 △농림수산식품 분야 R&D 지원 확대 △민간육종기반 강화하고, 전문인력 양성해 종자산업 적극 육성 등을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후속·보완 조치도 차질 없게
서 장관은 유 전 장관 시절 이뤄진 것들에 대한 후속·보완 작업에도 힘을 기울일 것임을 분명히 했다.
서 장관은 취임사에서 “농협이 농업인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농협법 개정에 따른 후속조치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며 “농협중앙회의 사업구조개편을 착실히 준비하면서, 농업인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제값 받고 판매할 수 있도록 농협의 경제사업을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농식품부는 이르면 이번달 ‘쌀 산업발전 5개년 종합대책(이하 종합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종합대책의 주요 내용은 △쌀 생산농가 소득안정 △생산조정 제도화 △쌀 가공산업 육성 △쌀 유통시스템 선진화 등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31일 발표한 ‘쌀값 안정 및 쌀 수급균형 대책’은 당장의 쌀값 폭락에 대한 비상대책인 반면 종합대책은 이를 더욱 발전·보완시킨 장기적 후속대책의 성격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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