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내전 사태가 장기전으로 치닫는 가운데 사태를 관망하는 태도를 보이던 중국이 리비아 정부와 반군을 동시에 접촉하며 적극적인 외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 외교부 훙레이 대변인은 7일 자국 외교관을 처음으로 반군 거점인 벵가지에 파견해 반군 지도자들과 접촉을 가졌다고 공개했다.
그는 이날 홈페이지에서 "이집트 주재 중국 대사관 관계자가 최근 리비아 벵가지에 도착해 현지의 인도주의 상황과 중국 투자기구들의 현황을 살펴봄과 동시에 '국가과도위원회' 책임자들과 접촉했다"고 밝혔다.
훙 대변인은 그러나 반군 측과의 접촉 내용은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카타르 주재 중국 대사는 최근 도하에서 리비아 반군 대표기구인 국가위원회의 무스타파 압델 잘릴 위원장을 만난 바 있다.
아울러 훙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리비아 정부의 압둘-아티 알-오베이디 외무장관이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특사 자격으로 7∼9일 중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이 리비아 공습을 시작한 후 무력 개입을 강한 어조로 비판하면서 관여에 소극적이던 중국이 이처럼 태도를 바꾼 것은 리비아 사태가 앞으로 어느 쪽으로 전개되더라도 개입할 여지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훙 대변인은 "리비아 문제는 리비아 인민이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우리는 리비아 인민의 자주적 선택을 존중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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