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 위기에 놓인 용인시청이 국내 핸드볼 최강 팀인 인천시체육회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김운학 감독이 이끄는 용인시청은 7일 경기도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1 SK핸드볼 코리아리그 여자부 2라운드 경기에서 인천시체육회를 30-29로 물리쳤다.
인천시체육회가 국내 경기에서 패배를 당한 것은 벽산건설 시절이던 2009년 9월 핸드볼 슈퍼리그 결승 2차전에서 삼척시청에 23-29로 진 것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2009년 전국체전에서 4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한 벽산건설은 인천시체육회로 팀 명을 바꾼 뒤에도 2010년 핸드볼큰잔치(5승), 전국체전(4승), 올해 핸드볼 코리아컵 대회(5승)에서 전승 가도를 달려왔다.
최근 24승1무로 무패 행진을 벌이던 인천시체육회의 덜미를 잡아챈 용인시청은 이달 말 해체를 앞둔 팀이다.
지난해 11월 해체 방침이 정해지며 일부 선수들이 팀을 떠나 다른 팀보다 4~5명 적은 인원으로 근근이 꾸려가고 있다.
용인시청은 이번 승리로 6승1무2패가 돼 인천시체육회와 함께 공동 선두에 올랐다.
선수들은 좋은 성적을 내면 행여라도 팀을 인수할 새 주인이나 최소한 후원해줄 스폰서가 나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연일 투혼을 불사르고 있지만, 아직 좋은 소식은 없다.
용인시청은 상위 3개 팀이 출전하는 플레이오프 안정권에 접어들었으나 7월에 열릴 예정이어서 3위 안에 들어도 플레이오프를 뛸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이날 결승골을 넣은 이선미는 '무보수 선수'다.
29-29로 팽팽히 맞선 경기 종료 5초를 남기고 결승골을 터뜨린 이선미는 국가대표 출신이지만 지난해 11월 해체 방침이 정해지면서 팀을 떠났었다.
이선미는 좋은 성적을 내야 팀 유지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김운학 감독의 말을 듣고 이번 대회 기간 도중에 다시 합류했다.
재정난을 이유로 6월 말 해체를 추진하는 용인시청이 선수 수를 늘리는 것에 난색을 보이자 이선미는 무보수로 팀 합류를 결정했다.
그러고는 이날 '거함' 인천시체육회를 꺾는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다.
'전신 류머티즘'이라는 희소병을 앓으면서도 이번 대회의 득점과 도움에서 모두 선두를 달리는 권근혜가 이날 경기에서도 6골, 5도움으로 맹활약했다.
부상 탓에 그동안 활약이 미미했던 국가대표 명복희(32)도 9골을 터뜨리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김운학 감독은 "부상 선수도 많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정신력을 앞세워 귀중한 1승을 따내 준 선수들이 고맙다"고 말했다.
인천시체육회는 류은희(12골), 김온아(7골), 문필희(5골) 등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활약했지만 21개월 만에 국내 대회 첫 패배를 당했다.
남자부 경기에서는 인천도시개발공사가 혼자 8골을 넣은 김민구의 활약을 앞세워 상무를 25-23으로 물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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