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본토 거래소와 상장유치 경쟁 심화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안녕하세요. 미국 최대 거래소 나스닥입니다. 많은 지원 부탁드립니다! ^^”
미국 나스닥 거래소가 지난달 말 해외 최초 공식 미니블로그를 중국 포탈사이트 시나닷컴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개설해 화제가 됐다.
중궈정취안바오(中國證券報중국증권보) 13일 보도에 따르면 나스닥 거래소 웨이보가 지난 달 27일 시나닷컴에 개설된 이래 현재까지 이미 10여건의 정보가 올라와 있으며, 팔로어 수도 이미 2만8000명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달 초에는 미국 뉴욕거래소가 시나 닷컴에 공식 웨이보를 개설하기도 했다.
이처럼 미국의 나스닥이나 뉴욕거래소는 웨이보를 통해 중국 투자자들에게 미국 증시정보나 중국 기업의 미국 상장 소식을 시시각각 전해주며 인기를 끌고 있다. 심지어 중국 네티즌들의 질문에 즉각 대답하며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기도 한다.
나스닥을 운영하고 있는 나스닥 OMX 그룹의 넬슨 그릭스 총재는 “미국 본토 이외 중국은 우리가 가장 예의주시하는 중요한 시장”이라며 중국에 공식 미니블로그를 개설한 배경을 밝혔다.
그릭스 총재는 “더 많은 중국 기업이 나스닥에 관심을 가지길 희망한다”며 “지난 수년간 미국에서의 온라인 마케팅 경험을 기반으로 중국 기업 임원이나 투자자들이 더 깊이 나스닥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미국 뉴욕거래소나 나스닥을 선두로 해외 거래소가 중국 포털사이트에 웨이보를 개설하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늑대가 몰려온다”고 평하기도 했다.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중국 기업이 늘면서 중국 경제의 영향력을 높이기는 했지만 반대로 해외 거래소들이 중국 본토에 몰려와 기업 발굴에 나서면서 중국 본토 거래소와 해외 거래소 간 상장유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그릭스 총재는 “중국 본토 거래소를 선택할지, 아니면 해외 거래소를 선택할지는 기업이 스스로 선택할 사항”이라며 “다만 거래소 간 상장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은 기업에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최근 중국 기업주가 미국 증시에서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때에 미국 거래소들이 중국에 웨이보를 개설한 것에 대해 의구심을 품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릭스 총재는 “중국 경제가 지속 성장하는 가운데 더 많은 혁신 기업들이 중국에서 쏟아져 나올 것”이라며 “전자상거래 사이트뿐만 아니라 소셜네트워크 사이트, 신재생 에너지, 의약품 등과 같은 기업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나스닥에 상장된 중국 기업 수는 모두 167곳. 이중 143곳은 중국 본토 기업이다. 특히 올해 들어 중국 요우쿠왕(優酷網), 당당왕(當當網), 360, 런런왕(人人網) 등이 미국 나스닥에 잇따라 상장하면서 미국 증시에서 차이나 기업 열풍이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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