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전쟁은 가상공간에서 벌어지는 미래의 전쟁 형태를 말한다.
차세대 전쟁의 승패는 각국이 보유한 정보능력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
정보전쟁은 핵탄두 미사일이나 전투기 등의 가시적인 무기와 병력을 동원하지 않고도 효율적이면서 완전하게 상대방을 제압한다.
정보전은 미래의 이상적인 전투개념이다.
정보전쟁에서 공격목표는 컴퓨터에 의존하고 있는 방대한 군 조직이나 첨단 정밀무기들이다.
현재도 선진 각국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전자통신기술을 바탕으로 발달된 장비를 운용, 고도의 첩보전과 해커전을 전개하고 있다.
북한은 전자전 양성을 위해 전국의 영재를 평양으로 불러모아 해외유학 등 각종 특혜를 주면서 사이버부대의 규모를 기존의 6배로 늘리는 등 사이버전에 '올인'하고 있다.
탈북지식인들의 모임인 NK지식인연대의 김흥광 대표는 최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주최로 열린 북한의 사이버테러 관련 세미나에서 “북한은 전국의 영재를 평양의 금성1·2중학교 컴퓨터영재반에 모아 최고의 환경을 제공하면서 해커로 양성한다”고 밝혔다.
◆ 전 세계 해커들 표적 1순위 ‘한국’
사이버전쟁은 곧 ‘보안전쟁’이라고 불릴 만큼 철저한 정보보호와 관리만이 미래 사이버전에 대비할 수 있는 대응방안으로 꼽히고 있다.
육·해·공 각종 첨단무기가 발달한다 해도 이는 모두 IT기술을 바탕으로 움직인다.
무인로봇·우주공간 안에서의 접전도 모두 시스템의 명령체계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인터넷을 처음으로 만들어낸 곳도 군대였다.
1990년대 초에 민간인들이 이를 이용할 수 있게 됐고 1990년 중반에 월드 와이드 웹이 나타나면서 일생생활에 깊숙이 침투했다.
이런 인터넷이 지금은 또 정보를 두고 다투는 하나의 전쟁터가 됐다.
세계 각국이 사이버부대를 전진배치하며 테러전에 대비하고 있는 것은 이 같은 추세를 보여주는 증거다.
한국정보보호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사이버침해사고는 총 3만5316건으로 2009년에 비해 9% 감소했다.
하지만 민간분야의 침해사고보다 공공분야의 테러가 대폭 증가해 매우 우려되고 있다.
악성코드 감염피해보다 홈페이지 변조, 정보절취 등의 피해가 많이 발생해 사이버침해가 하나의 범죄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인터넷사이트는 전 세계 해커들이 노리는 1순위 표적이다.
돈 되는 정보는 많은데 보안에 대한 투자는 허술해 쉽게 해킹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산하 국가보안기술연구소가 한나라당 김태환의원에 제출한 국감자료에서는 LIG넥스원와 현대중공업에 각각 3월과 7월에 해커가 침입, 악성코드를 심어놓은 것을 발견해 충격을 줬다.
LIG넥스원은 적후방 주요시설 공격이 가능한 사정거리 300km의 지대지미사일 현무, 해성(함대함), 신궁(휴대용 대공무기) 등 개발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투입되는 유도미사일 개발업체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국내최초의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과 해군의 각종 구축함, 잠수함을 만들고 있다.
이러한 수조원대의 돈을 들여 개발한 우리 첨단무기제작기술 등이 한순간에 적의 손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삼성그룹이 삼성테크윈의 강도 높은 경영진단에 착수한 배경도 군사장비·시스템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3월 삼성테크윈이 조립·생산하는 K9자주포가 최근 오발 및 동력계통 오작동으로 인해 문제를 일으켰다는 분석이다.
오창석 삼성테크윈 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도 이와 밀접하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 美·中 정보전 특수부대 고도로 훈련
미국·중국은 정보전쟁에서의 우위를 차지하려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정보전 능력은 하드 드라이브를 파괴하고 컴퓨터바이러스를 침투시키는 해킹단계를 훨씬 능가한다.
미국·중국 등에서 신설하고 있는 정보전 특수부대와 훈련기관에서는 해커들과 프로그래머들에게 국가 전력 공급 컴퓨터에 침입해서 전력공급을 마비시킨다.
상대국에 잘못된 정보를 흘려 적군끼리 싸우게 만들기도 한다.
미사일의 목표지점을 바꾸게 하는 등의 훈련도 실시하고 있다.
새로운 전쟁양상의 도래와 함께 앞으로는 전쟁수행의 개념과 수단·방법 등도 크게 변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과학기술측면에서는 인공위성을 포함한 탐지기술과 적외선(IR:Infrared Rays)기술을 이용한 야간 및 악천후(惡天候) 탐지기술의 발전이 기대된다.
현재 항공기에 응용되는 스텔스 기술도 함정 및 지상무기 체계에까지 확대 적용될 것으로 과학기술계에서는 예상했다.
고속 정보통신체계의 등장과 함께 C4I(Command & Control, Communication, Computer and Intelligence) 등 전장(戰場) 감시 및 통제체제가 획기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시간에 적군과 아군의 작전활동을 파악해 지휘 통제함으로써 광역화되고 분산된 군사력 전개 상황 하에서도 작전 템포가 획기적으로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정보전쟁의 최강국은 미국, 그 다음이 중국이다.
특히 중국은 1998년 12월 인민해방군에 최초의 정보전쟁 시뮬레이션 센터를 만들어 군인들을 교육시키고 있다.
중국의 정보전쟁 무기 개발은 △자국의 정보시스템 방어와 효과적인 대항조처 개발 △외국의 경제체제나 후방기지 △지휘·통제·통신, 정보시스템에 대한 공격 연구에 맞춰졌다.
특수전은 특별히 훈련된 요원에 의해서 수행되는 유격전·심리전 등이 포함된 정치·군사 및 준군사활동(準軍事活動)이다.
비정규전이라고도 한다.
특수전이라는 용어는 미국 케네디 행정부시대의 유연반응전략(strategy of flexible response)에서 전면전쟁 및 국지전쟁과 함께, 전쟁의 한 형태로 사용됐다.
당시 베트남·콩고·쿠바 등지에서 군인이나 주민들에 의해서 수행되고 있던 게릴라전, 대(對)게릴라전, 심리전, 혁명·정치공작, 정보획득공작 등의 특수활동을 가리켰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이와 같은 임무를 수행토록 특별히 훈련된 부대를 편성하고 있다.
그와 같은 부대를 특수전부대(special forces)라고 한다. 특수전부대가 수행하는 작전은 특수전부대작전(special operation)이라고 한다.
오늘날에는 특수전, 또는 특수전부대작전이라는 용어 대신에 비정규전(unconventional warfare)이라는 용어가 일반화되고 있다.
◆ 전자전으로 적을 일시적 무력화
전자전은 전파를 교란시키는 적을 일시적으로 무력화 하는 공격 방식이다. 사이버전이나 정보전 같이 IT 인프라를 마비시키거나 해킹하는 방식보다 더 직접적이다. 군 및 사회의 전자화가 가속화 하며 더욱 효과적인 공격 방식으로 꼽히고 있다.
가령 지난 3월 한미연합훈련 ‘키 졸리브 연습’을 겨냥, 북한이 위성 위치정보시스템(GPS)을 교란하는 전파를 발생시켜 서울 및 수도권 서북부 지역 통신이 마비된 게 대표적 사례다.
이 때는 2세대(2G) 휴대폰에만 일시적 영향을 줬지만 스마트폰이나 관련 기기까지 영향을 준다면 사회에 미치는 혼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는 전시에 첨단 전자장비로 만들어진 고도의 무기를 일시적으로 사용 불능 상태에 빠지게도 한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전파 공격이 한미연합방위 작전 능력을 현저하게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전자전은 이미 1940년대 2차대전이나, 1990년대 걸프전 때도 있었다. 영국이 독일군 비행기의 공습에 맞서 전파 장애 장치를 배치, 오폭을 유도했다.
걸프전 땐 미국이 이라크의 러시아제 방공시스템을 완전 무력화시키며 그 위력을 보여준 바 있다.
최근 들어서는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군의 전자장비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럴수록 전자전의 효용은 높아진다.
우리나라 역시 최근 국방개혁 일환으로 첨단무기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북한이 최근 전자전을 강화하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
최근 전자전은 또다른 양상을 띄고 있다. 전시 외에 평시에도 사회 불안을 조성하는 심리전 일환으로 쓰여진다.
따라서 철저히 준비하돼 과도한 불안감 조성으로 이러한 심리전을 부추기는 것 역시 피해야 한다고 군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전자전은 전자공학의 군사적 이용 방식을 말한다. 적의 전자파 사용을 방해, 아군이 이를 활용하기 위한 일체의 군사활동. 기능에 따라 △통신전자정보활동(사이버.정보전) △공격적 전자전(ECM; 전파방해) △방어적 전자전(ECCM; 적의 전파방해 대응 전략)으로 구분된다.
◆ 北 사이버테러 핵심 '미림대학'…매년 해커 수백명 배출
최근 검찰이 농협 전산망 마비의 주범으로 북한의 해커부대를 지목하면서 그 실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의 잇따른 대남(對南) 사이버테러의 주범은 북한 정찰총국 6국(기술국)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경제 파국으로 자금난이 심화되면서 주요 대남부서가 문을 닫거나 위축돼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돈이 들지 않으면서 남한을 괴롭힐 수 있는 사이버 공격에 전력하고 있다.
북한은 현재 인민군 총참모부 산하에 2개 여단(1200명) 규모의 전자전 부대를 운영하고 있다.
정찰총국 6국에 고도로 훈련된 수백 명의 해커 부대를 별도로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 핵심에 북한의 ‘미림대학’이 있다.
인민무력부 산하 전문 사이버 전문가들을 키워내는 비밀학교다.
북한의 사이버테러 전문가들은 모두 미림대학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전문 해커들을 양성하는 미림대학은 1986년 중반 설립돼, 해마다 수백 명의 사이버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미림대학은 1986년 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평양 미림동에 설립됐다.
첫 이름은 조선인민군 지휘자동화대학이었다.
이후 2000년에 김일 정치군사대학으로 이름이 바뀐다. 공식이름은 조선인민군 144 군사기지다.
설립초 러시아에서 전문 교수들이 북한의 미림대학에 직접 들어와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시스템을 구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북한은 대남 최고급 두뇌들을 핵과 미사일, 사이버전 분야로 편입시켜 집중적으로 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변 핵기지에서 방사선 사고가 빈발하면서 고급 두뇌들은 핵물리학과 진학을 꺼렸지만 대외활동이 가능한 사이버 전문가들을 키우는 미림대학에는 대거 인력이 몰렸다.
이 대학은 첨단 비밀임무를 수행하는 기관답게 전국의 수재들을 뽑아 해커로 양성한다.
미림대학은 고급 두뇌들을 확보하기 위해 김일성대학이나 김책공대, 리과대학 등에서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하고 있다.
조선컴퓨터센터(KCC) 이과대학, 김책공대 등의 유능한 IT 관련 교수들이 미림대학과 연계돼 연구활동을 하고 있기도 하다.
고등학교 최우수 졸업자, 김일성종합대학이나 평성이과대학 같은 북한 최고 학부의 성적우수자 등이 선발된다.
기본과정인 학부는 5년제이며 해마다 120명의 졸업생을 배출한다. 대학원에 해당하는 연구 과정은 3년제로 운영된다.
정규과정은 전기공학·지휘자동화·프로그래밍·기술정찰·컴퓨터공학 등 5개 전문 분과로 이뤄져 있다.
특히 지휘자동화 과정에서는 남한의 조기경보 시스템을 교란할 해킹 기술을 집중적으로 가르친다.
학생들은 졸업 후 총참모부 정찰총국 산하 해킹 전문부대인 ‘121소’로 배치된다.
이 부대는 1990년대 초부터 평양 고사포사령부의 컴퓨터 명령체계와 적군 전파교란 등의 연구를 수행했다.
1998년부터는 해킹과 사이버전을 전담하고 있다.
1000여명의 해커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2개의 전자전 여단에 소속돼 해킹 프로그램 개발과 연구를 담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미림대학 출신으로 자동화부대에서 활동했던 탈북자 장세율 씨는 지난달 21일 국제외교안보포럼이 주최한 ‘북한군 현대전 시나리오’ 강연회에서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장 씨는 이 강연회에서 “미림대학 출신들이 사이버공격을 주도하며 디도스 공격을 비롯한 공격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연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북한에서의 인터넷 해킹 최종 목적은 현대전에 따른 전쟁시나리오의 완성이고, 미림대학의 최종 목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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