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다오자오바오(靑島早報)는 세계 500대 기업인 롯데마트가 얼마전 칭다오 청양(城陽)점을 철수하고 소리 소문 없이 바오룽(寶龍)을 떠났다고 최근 보도했다.
2008년, 롯데그룹은 중국-네덜란드 합자의 대형 할인마트 중마오롄완커룽(中貿聯萬客隆)의 지분을 인수했다. 이로써 베이징(北京)과 톈진(天津)에 각각 6개 2개 총 8개점이 롯데의 소유가 되었다.
롯데는 이 8개 매장을 기반으로 3억 5000천만위안(한화 약 588억 4800만원)을 투자, 칭다오 청양에 수입 식품 및 생필품 700여 종을 구비한 롯데마트 1호점의 문을 열었다.
2009년 3월 영업에 들어가면서부터는 하루 십여차례에 걸쳐 셔틀버스를 운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했고 실적은 계속 제자리 걸음이었다.
롯데마트 청양점에서 악세사리를 판매했다던 천(陳)모씨는 “다른 마트들은 문만 열면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데 롯데마트는 한번도 그런 적이 없었다”고 칭다오자오바오 기자에게 털어놨다.
청양점 뿐만 아니라 칭다오 내 다른 매장 역시 상황이 어렵긴 마찬가지.
칭다오 2호점인 라오산(嶗山) 컨벤션센터점은 근처의 리다(麗達) 마트보다 편리한 내부 시설을 갖추고 있으나 인기 면에서는 리다의 경쟁상대가 되지 못한다.
이 지역 주민 추이(崔)씨는 “상품 종류는 롯데마트가 많지만 리다마트 상품이 더 신선하다”며 “아주 급한 경우 아니면 거의 리다마트에서 물건을 구입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소비자 수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점을 롯데마트 실패 원인으로 꼽았다.
이들은 “한국 업체들은 중국시장, 칭다오 주민들에 대한 아무런 준비 없이 자신이 최고라고 믿는다”고 꼬집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사실 상품 종류나 고객편의 측면에서도 중국 기업보다 나은 점이 거의 없었다”며 “칭다오에 진출하려면 우선 현지 기업게서 배워야한다”고 말했다.
천씨 역시 “마트 매장에 한국 상품 진열구역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지만 이 곳을 찾는 고객은 극히 드물었다”며 “고객들이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는데도 마트 측은 아무 것도 바꾸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비싼 가격 또한 문제가 되었다. 천씨는 “한번 왔던 소비자들도 가격에 놀라 다시는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는 “중국인들이 매일 먹는 돼지고기를 금값에 팔고 있는데 장사가 될리가 있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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