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 연구진과 교수진을 국내로 영입해 인재 양성의 산실로 삼겠다는 취지지만, 한쪽에서는 '반값 등록금'과 대학 구조조정을 외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허울만 좋은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스러운 목소리도 있다.
언제부턴가 '취업을 위한 학원'으로 전락해버린 국내 대학교육의 분위기처럼, 송도캠퍼스도 괜찮은 스펙을 쌓아 더 나은 취업을 하기 위한 수단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부실 대학을 조속히 청산하고 특화된 연구를 하는 대학을 선정해 집중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해외 대학의 국내 유치 등 교육시장도 사실상 글로벌 시대를 눈앞에 두게 되면서, 선택과 집중 없이는 살아남지 못할 거라는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학 졸업자 수는 '최고'…만족도는 '최저'
사실 이처럼 대학교육에 대한 비판적인 분위기가 고조된 것은 1998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다. 기업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고, 가장 먼저 구조조정부터 단행했다. 이에 따라 일자리가 크게 줄면서 청년층 실업률은 10%를 웃돌며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하지만 청년 취업 대란을 가장 부추긴 것은 정작 80%를 상회하는 대학진학률에 있다.
20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2006년 84%에 달했던 고등학교 졸업생의 대학진학률(전문대 포함)은 올해 처음으로 70%대로 하락했다.
하지만 독일·일본·미국과 같은 선진국(40~50%대)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너무나 높은 수치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2011년 국가 경쟁력 보고서'만 해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대졸 인구 비율(24~35세 인구 중 대학졸업자 비중)은 58%로 싱가포르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대학 교육에 대한 만족도는 어느 정도일까. 올해 우리나라 국가 경쟁력 순위 29위에 한참 못미치는 39위.
따라서 학생 개인과 기업의 대학교육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구조조정이 선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반값 등록금' 논란으로 부실 대학 실태가 재조명되면서 대학 구조조정 논의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당장 오는 2018년부터는 대학 입학 정원이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자 수보다 많아져 수많은 대학들이 재정상 바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학년도 고교 졸업자 수는 57만8948명으로 대학 입학 정원 58만3670명보다 4722명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른바 '역전 현상'이 가시화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지난해 전국 일반 사립대 5곳 중 2곳(41.1%)이 재학생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등 벌써부터 재정 부실 조짐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반값등록금이 우선이 아니라 대학 구조조정부터 선행돼야 한다"며 "지방 대학의 경우, 교수들이 시험조차 보러 오지 않는 학생들의 집을 방문해 학점을 받으러 다닌다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고 말했다.
◆교육에도 인센티브 도입해야
이처럼 대학 구조조정이 선행된 후에는 연구 성과나 학생 복지 등 분야별 인센티브를 도입, 대학 스스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무엇보다 연구분야가 중복되지 않고 특화된 전공을 통해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을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교육 예산을 우선 인적자본 투자형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지난 15일 "산업체 경험이 있는 우수 인력이 마이스터고나 특성화고, 대학 등에 가서 학생들을 가르치면 교육의 현장성을 높일 수 있고 학생들의 진로상담에도 굉장한 파급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교수와 강사진 등 교직원들의 복지와 교육환경도 개선해 학생들의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하고, 논문 위주의 인센티브를 연구 성과나 교외 활동, 학생 지도 활동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지식경제부의 한 관계자는 "오는 9월부터 들어오는 해외 유수 대학들의 사례가 국내 대학들을 자극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바이오, 컴퓨터 공학 등 특정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대학들의 좋은 사례가 국내 대학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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