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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은행 서민대출 확대하라"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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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6-2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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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세 금융감독원장(가운데)이 23일 신한은행 여의도중앙지점을 방문해 '새희망홀씨' 대출을 신청한 한 고객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권 원장은 은행권이 서민대출 확대에 적극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서민대출 확대를 압박하고 나섰다.

가계대출 옥죄기에 나설 경우 저신용층이 자금난에 시달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은행에 적극적인 자금지원을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23일 오후 신한은행 여의도중앙지점을 방문한 자리에서 “가계부채를 줄이는 과정에서 저신용층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은행들이 저금리 서민대출 상품을 적극적으로 권장해달라”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다음주 중 ‘가계부채 종합대책’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은행 등 각 금융업권의 가계대출 총량을 규제하고 비거치식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그러나 금융회사들이 가계대출을 급격히 줄일 경우 신용등급이 낮은 저신용층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 같은 부작용을 막기 위해 은행 등 금융권에 서민대출 확대를 주문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언급된 상품이 지난해 11월부터 은행들이 판매하고 있는 ‘새희망홀씨 대출’이다.

새희망홀씨 대출은 11~14% 수준의 금리가 적용되는 저신용층 전용 대출상품으로, 은행연합회는 은행이 거둔 전체 순이익의 10% 한도 내에서 판매토록 권장하고 있다.

권 원장은 “은행들이 이익을 많이 내고 있기 때문에 새희망홀씨 대출을 늘려야 한다”며 “불요불급한 대출은 줄이되 서민대출은 확대될 수 있도록 은행들이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신한은행이 1127억원으로 가장 많은 판매 실적을 기록 중이며 우리은행(1070억원), 하나은행(930억원), 국민은행(806억원), 기업은행(247억원)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이날 권 원장은 서민금융지원 현장 방문에 나서면서 의도적으로 새희망홀씨 실적이 가장 높은 신한은행 영업점을 찾았다.

지난해 은행권의 전체 순이익은 9조4000억원으로 올해는 10조원 돌파가 유력한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서민대출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새희망홀씨 대출 판매 실적도 1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업계에만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올 초 저축은행의 무더기 영업정지 사태가 터졌을 때도 관련이 없는 은행권에 서민대출을 늘리라고 압박한 바 있다”며 “은행 팔 비틀기는 당국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대안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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