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억제를 위한 강도 높은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책 발표까지 늦어지면서 은행 등 금융회사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27일 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의 가계부채 종합대책 발표 시기가 28일 이후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신제윤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24일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오는 28일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초 금융위는 이달 중순 가계대출 총량 규제와 금리구조 개선을 골자로 하는 종합대책을 발표키로 했으나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 간의 영수회담이 추진되면서 발표 시기를 회담 이후로 미뤘다.
회담에서 합의를 이룬 뒤 발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다. 신 부위원장이 발표 시기를 28일로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날 이 대통령과 손 대표는 청와대에서 회담을 갖고 가계부채 관리와 가계부담 경감을 위한 대책을 최대한 빨리 마련키로 합의했다.
그러나 최종 조율 작업에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면서 28일 발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주 내에는 발표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기다려 달라”는 말만 반복했다.
대책 발표가 늦어지면서 업계의 불안감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특히 배당 제한이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규제 강화 등 대책의 수위가 예상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돼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금융당국은 가계의 이자부담을 키우는 거치식 변동금리 대출을 많이 취급하는 은행에 대해 배당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BIS비율 산정시 주택담보대출의 위험가중치를 높여 대출 공급을 억제하는 방안도 담기로 했다.
제2금융권에 대해서는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높여 과도한 대출 확대에 나서지 못하도록 제동을 걸 방침이다.
모두 은행 등 금융회사의 수익성 및 건전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내용들이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금융당국이 대책을 발표하기로 한 뒤 차일피일 미루면서 업계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대책이 나와야 대응 방안도 마련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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