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유럽 거대 시장이 열린다…경제적 명암은?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1-06-28 15:34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김선환·이미호 기자) 한국기업이 세계 최대 단일 경제권인 유럽시장에 관세없이 수출할 날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2007년 5월 협상을 공식 선언한 지 4년2개월이 소요된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의 대장정이 비로소 내달 1일 공식 발효된다.

이로써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할뿐만 아니라 미국보다도 규모가 큰 단일 경제권이 한국품으로 들어오게 돼 경제선진국 도약이라는 큰 걸음을 내딛게 됐다.

◆ 한·EU FTA, 수출 효과는?

28일 기획재정부와 외교통상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등에 따르면 유럽 27개국으로 구성된 EU는 2009년 GDP가 16조4000억 달러로 세계 전체 GDP의 30%를 차지할 뿐 아니라 미국(14조3000억 달러)보다도 규모가 큰 세계 최대의 단일 경제권이다. 지난해 기준 한국과의 교역액은 929억 달러로,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큰 교역 상대국이다.

KIEP가 내놓은 한·EU FTA의 경제적 효과 분석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EU와의 무관세 교역으로 매년 0.56%씩 총 10년간 5.62%의 GDP 상승효과가 있을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품 가격 하락과 소득 증대 등으로 늘어날 후생 수준은 320억 달러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전문가들도 EU와의 FTA가 발효되면 우리 경제 영토는 훨씬 넓어지고, 보호무역주의의 파고를 뛰어넘을 디딤돌을 확보하는 부수적인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DP의 80%를 무역이 차지하는 우리 경제구조상 세계 최대경제권인 EU와의 FTA는 무엇보다 수출증대효과가 가장 크다.

EU는 3년내로 공산품 99%의 관세가 없어지고, 5년내에는 전 품목에 대한 관세가 사라지게 된다.

한국도 일부 민감 품목을 제외하고 3년내 관세철폐 품목이 96%에 달할 전망이다.

실제 국내 기업들은 한·EU FTA 발효에 따른 수출증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4월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한 설문결과에 따르면 EU와의 교역 기업 500개사(수출기업 350개사·수입기업 150개사)중 응답기업의 74.5%가 EU 시장진출을 강화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수출 기업의 55.5%가 EU와의 FTA로 수익이 늘어날 것이라고 응답해 기대감을 반영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한·EU FTA가 발효되면 세계 최대 경제권인 유럽과의 교역 및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며 "EU산 부품소재 조달에서도 국내 기업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다양하고 저렴한 유럽산 상품 수입으로 올해 한국 경제의 최대 걸림돌인 일자리 창출과 물가안정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은 "한·EU FTA가 민생 안정의 최대 관건인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국내 소비자들도 질 높은 EU산 제품을 더욱 다양하고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 물가 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서유럽 공략, 중소기업 활용해야

이처럼 한·EU 상품 시장이 본격 열리게 되면서, 서유럽에서 한국의 시장점유율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한·EU FTA를 활용할 경우 한국의 EU시장점유율은 현재 2.6%에서 2016년에는 2.9%, 2020년에는 3.0% 이상 상승할 전망이다.

특히 중국의 무역흑자가 매년 확대되면서 이를 견제하려는 EU의 통상정책은 우리나라 수출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EU는 중국제품에 대한 반덤핑관세 부과 등 수입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2014년부터 일반특혜관세(GSP) 수혜대상에서 중국 등 브릭스(BRICs) 국가를 제외할 방침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서유럽 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고부가 가치화를 통해 제품을 차별화해야 하고 특화된 브랜드 마케팅 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원가경쟁력을 앞세운 중국과 기술력으로 무장한 일본, 미국 사이에서 ‘넛크래커’가 되지 말아야 한다”며“녹색산업 등 신성장 분야에서 유망 사업을 발굴하고 중소기업의 수출 확대 여력도 높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수 품목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0대 주력 수출품목의 비중은 우리나라가 65.9%인 반면, 미국은 35.4%, 중국은 36.4%, 일본은 38.4%에 그쳤다.

특정 품목의 수출 의존가 높다는 것은 우리나라 수출상품 구조가 다양하지 않고 수출산업의 저변이 약하다는 뜻이다.

그만큼 한·EU FTA의 폭넓은 관세인하 혜택을 누릴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정부가 소수 대기업형 품목에 의존하는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형 수출 제품을 적극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시장 트렌드를 수시로 파악해 국가별로 유망 수출품목을 제시하고 중소기업이 EU의 공동구매시장이나 프라이빗 브랜드(PB)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시장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또 기술력과 성장잠재력이 높은 수출기업을 선정해 자금 지원과 기술개발 등을 독려하고 다품종 소량 주문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전반적인 중소기업 지원체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