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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억에 팔려 서울옥션 120회 경매 최고가를 기록한 김환기의 항아리와 매화. |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29일 오후 5시 열린 서울옥션 120회 경매는 '김환기·이우환의 날'이었다.
이번 경매 최고가로 나온 김환기의 1955년작 '항아리와 매화'가 14억원 출발, 전화응찰자에게 15억에 낙찰됐다. 이날 경매 최고가다. 또 김환기의‘집'은 추정가를 상회하는 3억5500만 원에 낙찰되는 등 총 4점 중 3점이 팔렸다.
지난 24일부터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회고전을 열고 있는 이우환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이우환의 결과를 보기 위해 해외 고객의 방문도 있었다. 1978년작‘선으로부터’가 4억2천만원에 낙찰되는 등 출품된 4점의 작품이 모두 팔렸다.
서울옥션은 이날 총 160점중 123점이 팔려 낙찰률 77% ,낙찰총액 63억7820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비오는 궂은 날씨에도 선전한 이번 경매는 블루칩작가와 인기작가들의 낙찰이 이어졌다.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는 미술시장에서 신규투자보다는 안정성을 추구하고 있는 컬렉터들이 주류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제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이우환에 대한 긍정적인 결과는 다시한번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는 청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이번경매에서는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국내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언베일 기획경매'도 열렸다. 출품된 14점 중 12점이 낙찰되어 낙찰률 86%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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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00만원에 시작, 경합끝에 1억700만원에 낙찰된 손상기의 ‘공작도시-무번지’ |
'언베일 경매'에서 109번 손상기의 ‘공작도시-무번지’는 시작가 6800만원부터 시작하여 연이은 응찰 경합 끝에 1억700만원에 낙찰됐다. 뜨거운 반응을 보인 이번 출품작은 금호동을 그린 1985년작으로 빈민들의 고독한 삶을 공허하고 불안한 구도로 표현한 작품이다.
이중섭의 ‘해와 뱀’이 1억8천만원에 낙찰되는 등 뛰어난 퀄리티의 근현대 작품들이 좋은 결과를 냈으며, 미술시장의 호황기를 이끌었던 이대원, 오치균, 김종학, 사석원 등의 결과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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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0만원 낙찰된 오치균의 봄꽃 Spring Blossoms |
이날 경매에서 3점이 출품된 오치균의 작품도 모두 팔렸다. 900만원에 시작한 ‘친구의 아파트’는 치열한 전화간 경합으로 1400만원에 낙찰됐다. 또 봄꽃은 6300만원에 시작 전화응찰자와 현장간의 경합끝에 8000만원에 팔렸다.오치균의 누드 인체는 1400만원에 시작, 현장응찰자에게 1800만원에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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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만원에 팔린 기산 김준근의 ‘시집가는 모양’. |
작자미상의 작품이 나온 고미술의 경우 경합의 묘미가 이뤄졌다.
청전 이상범의 대형작 ‘추경산수’가 2억5천만원에, 기산 김준근의 ‘시집가는 모양’은 낮은 추정가의 4배 가까운 1950만원에, 이당 김은호의 ‘방야독서’도 낮은 추정가를 넘어선 1950만원에 낙찰됐다.
60만원에 시작한 작자미상 ‘금강산도’가 전화 현장경합을 거쳐 700만원에 현장에서 낙찰됐다. 80만원에 시작한 작자미상 고사관수도 도 150만원에 현장에서 낙찰됐다.
이학준 서울옥션 이학준 대표이사는 "지난 해 평균 낙찰률이 69%였던 것과 비교해본다면 이번 경매의 77% 낙찰률은 양적 질적으로 성숙해지고 있는 미술시장을 보여준 결과"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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