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사실상 더블딥"…대형선사 유동성 확보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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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7-10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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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운임 인상 연기, 고유가로 인한 유류비 증가…'

해운업계가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졌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등 대형 선사는 유동성 확보에 주력하는 반면 중소형 선사들은 뾰족한 대책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최근 해외 전환사채(CB) 2100억원, 회사채 3500억원을 각각 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진해운은 지난 6일 운영자금과 시설투자자금 조달을 위해 CB를 발행했다. 3월말 기준 8942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번 사채 발행은 불확실성이 높은 미래를 대비하자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윤희도 한국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에 상당 폭의 적자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며 "3분기에는 어느 정도 회복되겠지만 4분기 이후의 불확실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진해운은 과거에도 업황이 나빠질 때는 미리 자본을 확보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은 지난달 23일 5년만기 회사채 3500억원을 발행했다. 올 들어 2번째다. 현대상선은 4월 운영자금 1900억원과 차환자금 700억원 등을 마련하기 위해 총 26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이들 업체의 불안감 증대는 2분기 실적 악화에서 비롯됐다. 통상 해운사들의 실적은 계절적 비성수인 1분기를 지나 2분기부터 회복됐다. 하지만 아시아-유럽항로의 운임인상 연기와 업체간 경쟁 과열 등으로 운임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3월 이후 컨테이너 선사들이 아시아-유럽항로 운임 인상에 잇따라 실패했다. 또 일부 선사들은 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최소 200달러 이상 운임인상 계획을 8월로 연기했다.

따라서 일부 컨테이너 선사들이 아시아-유럽항로에서 적자를 보며 운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희도 애널리스트는 “최근 컨테이너 업황이 성수기인데도 운임이 낮아 올해 이익 전망치가 계속 하향조정되고 있다”고 전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물동량은 각각 태평양항로에서 4.4%, 아시아-유럽항로에서 5.5% 늘었지만 컨테이너 선복량은 물동량보다 3∼4배나 더 증가한 16~18%"라며 "이는 해운선사들의 매출감소와 수익저하를 불러왔다"고 말했다.

특히 중소 선사들이 몰려 있는 벌크(건화물선) 시황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수준으로 폭락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2011년 BDI(벌크운임 지수) 평균은 1380포인트로 예측된다. 이는 지난해 평균 BDI인 2758포인트의 절반에 불과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내년에도 BDI는 1402포인트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김우호 KMI 해운시장분석센터장은 “다양한 시황상승 요인에도 불구하고 조선소에서 인도되는 선박들이 늘고 있다”며 “공급 과잉으로 2~3년간 시황회복이 어렵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벙커(선박연료유)가 t당 660~700달러를 기록하는 등 치솟고 있어 해운업체들은 기름값 대기도 힘든 상황이다. 대다수 업체들은 올해 벙커 가격을 500달러 대로 예측했다.

이러한 다발적인 악재로 해운업체들의 침몰이 줄을 잇고 있다. 실제로 2009년 이후 법정관리를 신청한 해운사는 삼선로직스·티피씨코리아·대우로지스틱스·봉신·세림오션쉬핑·대한해운·삼호해운·조성해운 등 총 9곳에 달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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