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전기자동차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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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7-1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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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조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작년 중국은 거대한 소비시장을 바탕으로 1800만대가 넘는 자동차를 생산하며 세계 최대 자동차생산대국으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했다. 올해 들어 일본 대지진의 영향 및 급성장의 반작용으로 증가율이 둔화되기는 하였지만 현재의 낮은 자동차보급률을 감안한다면 중국 자동차산업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고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작년 연말 기준으로 인구 천명당 중국의 자동차보유대수는 60대에 미치지 못해 선진국 수준뿐만 아니라 360대를 상회하는 우리나라에 비해서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중국 자동차산업의 고민은 기술이나 품질 등 질적인 측면에서 취약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승용차의 경우 외자계 브랜드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중국 자주브랜드들은 저가격대의 경·소형차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 핵심 자동차부품분야는 중국에 진출한 해외업체들에 의해 지배되고 있어 중국 자동차산업은 자체적인 혁신능력이 부족하다고 자평하고 있다. 이러한 취약성에서 벗어나 중국이 세계 자동차산업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이미 선진국들이 큰 폭으로 앞서 있는 내연기관 자동차로는 쉽지 않고, 다 같이 출발선상에 있는 신에너지자동차 특히 전기자동차에서나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전기자동차에 대해 지원을 집중하고 있다. 기술개발뿐만 아니라 이미 보급에 관한 지원도 실시하고 있다. 2009년부터 시작하여 현재 20개 이상의 도시에서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고, 작년부터는 상하이, 창춘, 션전, 항조우, 허베이 등 5개 도시에서 일반인의 전기자동차 구매에 대해서도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중국의 가장 대표적인 전기자동차 생산업체인 BYD가 위치한 션전시의 경우 중앙정부 보조금 6만 위안뿐만 아니라 시정부 보조금 6만 위안 등 총 12만 위안(약 2000만원)을 전기자동차구입에 지원하고 있다. BYD 전기자동차 e6의 가격은 약 30만 위안인데 12만 위안을 보조받아 18만 위안에 팔리고 있다.

현재 일반 소비자들이 전기자동차를 본격적으로 구매하고 있지는 않지만 택시 등 영업용으로 판매가 이루어져 운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션전에서는 e6을 작년 5월부터 택시로 운행하고 있는데, 현재 50대가 운행 중에 있고 지난 5월 운행 1주년을 맞아 총 운행거리가 300만km를 넘어섰으며, 일부 차량의 운행거리는 10만km에 달하고 있다.

전기자동차는 충전인프라가 매우 중요한데, 일반 보급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도시를 중심으로 충전시설이 빠른 속도로 확충되고 있다. 중국 국가전력망 등 전력회사들도 전국범위의 충전소 보급계획을 수립하여 실시에 들어갔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과 티엔진 사이의 고속도로에도 10개 정도의 충전시설이 건설될 계획이다.

중국은 전기자동차 육성이 산업발전의 전략적 차원뿐만 아니라 에너지 및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필요한 상황이다. 인구 천명당 보유대수가 250대에 달하면 3억대 이상의 자동차가 중국에서 운행될 것이다. 이에 따라 발생하는 석유에너지 수요 및 공해는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따라 기술적인 문제만 해결된다면 중국에서 다양한 에너지원을 사용하고 공해를 발생시키지 않는 전기자동차의 보급 확산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 되고 있다. 결국 세계 최대 자동차 수요국인 중국으로 인해 생각보다 빠른 시간 내에 전기자동차시대가 개막되고, 이를 통해 중국은 전기자동차에서 선도적 위치를 점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국내 자동차산업은 중국에 대해 최근 현지생산 및 부품수출뿐만 아니라 완성차 수출도 큰 폭으로 늘려 나가고 있다. 따라서 우리 자동차산업은 중국의 변화에 적절히 대처하지 않으면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중국이 주도권을 확보하려 하고 있는 전기자동차는 우리에게도 기회일 수 있다.

일단 최대 시장인 중국이 가까이 있고, 2차 전지, 모터뿐만 아니라 각종 IT제품 등에서 경쟁력을 지닌 산업기반이 국내에 존재하여 기존 내연기관보다 선진업체와 경쟁하기가 손쉬운 측면도 존재한다. 따라서 향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전기자동차 시장으로 변해가는 중국을 우리의 기회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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