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KT 등 통신사들이 잇따라 카드업에 진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모바일카드가 새로운 과당경쟁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14일 금융당국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카드발급 실태조사를 진행하면서 모바일카드 발급 건수가 많은 카드사에 대해 집중 점검을 벌였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연간 카드 신규발급 증가율 목표치에 모바일카드도 일반 카드와 마찬가지로 포함된다”며 “통신사들의 카드업 진출이 늘고 있어 모바일카드 증가세도 적정 수준에서 관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카드 신규발급 증가율을 연간 3%로 제한키로 하고 각 카드사의 실정에 맞게 세부 목표치를 제시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모바일카드라는 차별화된 상품을 활용해 시장점유율 확대 전략을 세웠던 하나SK카드 등 후발 주자들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카드 신규발급 증가율이 3%로 제한된 상황에서 모바일카드 발급을 늘릴 경우 일반 카드 발급이 줄어드는 ‘제로섬(Zero-sum)’ 게임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하나SK카드의 모바일카드 발급 건수는 지난달 10만건을 넘어섰으며, 최근 하루 평균 매출액이 1억원을 돌파하는 등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초 비씨카드를 인수한 KT도 모바일카드 시장 진출을 위해 다양한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모바일카드 시장 선점을 위한 SK텔레콤과 KT의 한판 승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다른 카드사들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모바일카드를 쉽게 포기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모바일카드의 성장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었다”며 “세계에서 가장 앞선 IT 기술을 보유한 우리나라에서 모바일카드가 가장 먼저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이 때문에 모바일카드와 관련된 각종 문제점도 우리나라에서 먼저 나타날 것”이라며 “모바일카드 시장을 점진적으로 성장시키면서 충분히 모니터링을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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