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여정 [사진=tvN] |
혈연에 혈연을 곱한 복잡한 혈연 공식도 없고 신데렐라 스토리도 없는 신선한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이하 로필)'는 20~30대 여성들의 복잡한 심리를 시원하게 긁어주고 있다.
사랑, 일에 대해 지금 이 순간, '우리들의 고민'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맞아, 맞아'란 공감으로 시청자들을 홀릭한 '로필'. 자칫 자극적일 수 있는 성적 표현을 솔직함으로 세련되게 표현해 20~30대 여성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한국적 정서를 바탕으로 금기시됐던 '성(性)'에 대한 솔직한 얘기와 '일과 성공'을 내밀하고 아찔하게 말하고 있는 '로필'은 무공해처럼 시청자들에게 다가왔다.
선우인영(조여정 분)은 33세 입사 8년 차 컨시어지 지배인으로 어느 정도 사회적 위치는 확보한 당당한 커리어 우먼이다. 완벽할 것 같은 선우인영의 고민은 오직 하나. 10년을 사귄 연인에게 프러포즈를 받지 못한 것.
23살 때부터 사귄 영화감독 지망생 남자친구 김성수(김정훈 분)만을 바라보며 물심양면 뒷바라지한 끝에···. '고생 끝에 낙이라고 했던가!' 드디어 영화계에 입문한 김성수가 매스컴에 오르내리며 '드디어 프러포즈 받겠다'는 생각에 들뜬 인영에게 난데없이 라이벌이 등장했다. 풋풋한 20대에 몸매도 얼굴도 착한 배우 윤강희(하연주 분). 김성수 영화에 출연하면서 김 감독에게 끊임없이 고백하며 "나만 입 다물면 삼각관계 아무도 몰라"라고 하는 쿨(?)한 그녀에게 김 감독도 자꾸 끌린다.
드라마는 여기서 진부한 삼각관계에 그치지 않고 좀 더 현실적인 공감대를 만들어주고 있다. 인영은 다른 여자에게 마음 간 남자에게 자존심도 상하고 그런 상황 자체가 비참하지만, 사랑의 '끝자락'을 잡고 있다. 왜냐하면 두 사람이 함께한 10년이란 세월이 있기 때문이다. '정'의 무게와 '추억'의 무게를 생각하며 '한 번쯤 눈감아 주지 뭐' 용서를 생각하면서도 주변에서 맴도는 윤강희가 얄밉기만 한 상황은 누구나 고개가 끄덕여진다.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 스틸 컷 [사진=tvN] |
만남, 사랑, 이별 그리고 새로운 사랑을 하는 데 있어서 '로필'은 착착 감기는 현실적 대사와 심리상황을 친절하게 표현해준다.
특히 인영은 성수와 키스를 하면서도 '어떡해? 전혀 떨리지 않아' '떨리지 않는다' '떨리지가 않아' 등의 독백으로 10년 차 커플의 너무 익숙해져 버린 성에 대한 고민도 보여주고 있다.
성수와 이별을 선언하면서도 자신이 일하는 호텔 쪽으로 가는 성수를 보며 '혹시 나 만나러 온 거 아니야?'란 묘한 기대도 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런 연락이 없는 성수에게 "나, 너 만나야 해. 집에 있는 너 물건 가지고 가"라며 헤어짐을 다짐하면서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심정을 문자로 표현한다. 이때 성수의 답문은 '버려'.
어느 케이블채널의 한 프로그램 대사 "남자, 여자 몰라요. 여자, 남자 몰라요"란 대사가 떠오르는 것은 그만큼 남자와 여자의 심리가 다르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다.
▲조여정 [사진=tv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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