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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비핵화회담 성사‥3단계 6자재개안 '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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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7-22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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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22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남북 간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이 성사되면서 한반도 정세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열리는 회동이지만 비핵화를 의제로 개최되는 남북 간 공식회담이 열려 교착된 6자회담 재개흐름에 활기를 불어넣고 경색된 남북관계에도 숨통을 트는 중대한 정세전환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중론이다.

이번 남북간 6자회담 수석대표의 만남은 지난 2008년 12월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수석대표 회동 이후 2년7개월만이다.

특히 남북이 6자회담이 열리지 않는 기간에 수석대표 회동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자회담에 종속된 양자회동이 아니라 남과 북이 독자적인 계기로 핵문제를 논의하는 회담이라는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정부 당국자들이 이번 회동을 ‘남북한 간 최초의 비핵화 회담’이라고 평가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이번 회담이 중요한 이유는 6자 내부의 공감대를 형성해온 3단계 회담 재개방안(남북 비핵화 회담→북미접촉→6자회담 재개)의 첫 단추가 풀리는 상징적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남북 비핵화 회담 개최문제는 남북한의 극명한 시각차가 존재해 난항을 거듭해왔다.

남측으로서는 남북간 핵문제를 논의하는 장(場)을 만들고 3단계 접근을 통한 6자회담 재개흐름의 이니셔티브를 쥐기 위해 남북 비핵화 회담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북측으로서는 핵카드를 대미협상용으로 활용하는 차원에서 남북대화를 ‘우회’해 북미대화로 ‘직행’하려는 의도를 보여왔다. 여기에 우리측이 천안함ㆍ연평도 사과와 비핵화 선행조치를 강한 ‘전제조건’으로 내거는 데 대한 강한 거부감도 작용했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 간 비핵화 회담이 성사된 것은 대화국면 재개를 추동하려는 미ㆍ중의 전략적 협력흐름 속에서 남북이 유연한 접근 태도를 보인 것이 주된 배경이 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된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지난 6월 초 남북대화 거부를 선언한 이후 천안함ㆍ연평도 문제와 비핵화 트랙을 본격적으로 분리해가며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이에 북측은 남북대화 선언을 거부하면서도 비핵화와 관련한 언급을 자제하며 남북 간 외교통상부-외무성 채널을 열어놨다.

이후 우리 측이 유연성을 발휘하며 지속적 대화 의지를 보이자 이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기 시작, 그에 따라 북핵 협상라인의 실세인 리용호 부상을 6자회담 수석대표로 임명하고 ARF가 열리는 발리에 파견했다.

이번 회동의 성사과정에서는 미ㆍ중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0일 저녁 일본 스기야마 신스케(彬山晉輔)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과 함께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만나 서로의 입장을 조율했다.

한편 북한 리용호 부상은 주초부터 베이징에 머물며 중국 당국자들을 만나 대응방향을 모색했다.

이후 22일 오전,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회담을 열어 조속한 대화재개에 의견일치를 봤다.

이에 따라 남북이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을 함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6자회담 재개국면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회동이 남북 비핵화 회담으로 성격이 규정됨에 따라 다음 단계인 북미대화 국면으로 무게중심이 빠르게 이동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회동으로 인해 앞으로 6자회담 재개흐름이 순탄할 것으로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북한이 대북 제재 해제와 평화협정 논의를 다시금 들고나올 경우 6자회담 재개 흐름은 다시 부정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반도 정세의 전반적 흐름이 ‘대화’를 향한 대전환의 길목에 들어선 것은 분명하다는 게 외교가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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