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동안 강도 높게 진행한 체질개선이 주효한 가운데 2분기 수익도 8000억원을 웃돌며 새 항로를 개척해 가고 있다.
체질강화를 바탕으로 내실을 다진 KB금융은 기업금융을 발판으로 글로벌 확장이라는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어윤대 회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KB금융의 도전에 금융권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체질개선 성공한 KB금융, 도약발판 마련
지난 13일 취임 1주년을 맞이한 어윤대 KB금융 회장.
어 회장은 지난 1년간 분주한 행보를 통해 조직 비대화로 인한 비능률과 리더십 공백에 시달리던 KB금융지주의 체질을 크게 개선했다.
특히 어 회장은 인력 구조조정과 신상품 개발 등을 통해 위축됐던 영업력을 되살렸고 KB국민카드 분사 등을 통해 사업구조 다각화의 발판도 마련했다.
어 회장은 작년 7월 취임 직후 90여 명으로 구성된 변화.혁신 실무작업반(TF)을 출범시켰다. 2009년 9월 황영기 전 회장 퇴임에 따른 경영 공백을 메우고 위축된 영업력 회생 및 조직 혁신을 위한 첫 발이었다.
이를 통해 KB금융은 전략ㆍ홍보ㆍ사회공헌 등을 지주 중심으로 재정비했다. 또 효율적인 경영환경 구성하고 자본시장 사업라인을 강화하기 위해 KB투자증권-KB선물 통합, 노사합의에 의한 원활한 인력 구조조정 시행, 3244명의 자발적 희망퇴직 등을 단행했다.
노동조합 등의 반발도 있었지만 어 회장은 노조와 직접대화를 통한 정공법으로 회장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취하토록 하는 등 협조를 이끌어냈다.
인재 양성을 통한 경쟁력 강화도 탄탄한 KB금융을 만드는 단초가 됐다.
KB금융지주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핵심인재 발굴 및 양성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KB금융그룹 경영자 양성 프로그램 수립,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해외 우수인재 150명 채용, 기업시민으로서 사회적 책임 강화 등을 실시했다.
그 결과 경영효율성 지표인 영업이익경비율(CIR)이 작년말 58.1%에서 올해 3월말 38.1%로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또한 1분기 당기순이익은 758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3.3% 늘었고 2분기는 1분기보다 4.2% 증가한 8174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상반기에 1조574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는 큰 성과를 거둔 것이다.
이밖에도 KB금융은 청년층 고객을 위한 KB락스타 채널을 41개 지점에 개설해 4개월 만에 신규 고객 10만명을 유치하는 등 경영 공백 여파로 이탈하던 젊은층을 다시 끌어들였다.
또한 KB와이즈 플랜 적금앤드펀드와 KB국민업정기예금, 스마트폰 예·적금, KB국민 프로야구 예금 등 경쟁력 있는 금융 신상품 출시를 통해 금융업계 최초로 총수신 200조원 돌파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사회적 책임 다하는 금융기업 변신 추구
이 같은 혁신 속에서 KB금융은 금융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제고하며 다양한 성과를 이뤄냈다.
지난 5월 24일 KB금융은 한국 회계학회가 상장기업 중 가장 투명한 기업에게 주는 ‘2011 투명경영 대상’ 을 수상한 것도 이 같은 노력의 결실이다.
이는 KB금융이 투명한 기업경영을 위해 주요 투자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어 회장은 지난해 10월 20박 21일의 일정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시작으로 프랑스 파리, 최대 주주인 ING본사가 있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거쳐 영국, 싱가포르, 홍콩 등을 방문하는 해외IR을 실시했다. 어 회장은 무려 37000km의 거리를 이동하며 7개국 9개 도시 150여 기관투자자와 상담하고 이들의 신뢰를 이끌어냈다.
특히 어 회장은 해외IR 활동을 통해 KB금융의 경영비전과 경영철학, 전략방향을 설명하고 주요 투자자들에게 KB금융의 기업가치를 제대로 알림으로써 기업의 신뢰도를 제고했다.
이밖에도 어 회장은 1000여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KB우수고객 초청행사를 실시해 KB금융그룹의 새로운 출발과 변화의 의지를 알렸다. 아울러 150여 중소기업 CEO들과 면담을 통해 기업금융서비스 개선방향 등 KB금융그룹과 중소기업이 상생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KB금융은 투명회계를 위해 IFRS 준비단 및 IT IFRS 팀 구성을 통해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을 성공적으로 도입했다. 때문에 KB금융은 회계불투명 요인과 재무비우량 요인이 발생하지 않았다.
더불어 KB금융은 주주의 권리보호, 바람직한 이사회 운영 및 감사기구의 투명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지난달 24일 2011년 기업지배구조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이는 KB금융이 감사위원회 위원의 선임절차에 관한 규정을 공시하고 감사업무를 지원하는 독립된 감사업무 부서를 설치해 감사기구의 독립성과 효율성을 제고했기 때문이다.
또한 KB국민은행의 경우 그간 수출입거래 등 외환업무에 전행적인 지원과 수출입 기업에 대한 서비스 강화를 인정받아 무역금융 전문지 '트레이드 파이낸스(Trade Finance)'로부터 '2011년 한국 무역금융 최고은행'으로 선정됐다.
KB금융은 또 한국의 가장 사랑 받는 브랜드로 선정됐으며 KB국민은행의 ‘KB국민 첫제태크적금’은 올해 6월에만 ‘2011 상반기 대한민국 일류브랜드 대상’ 등 8개의 브랜드 관련 상을 받았다. KB국민카드의 ‘KB국민 와이즈카드’ 또한 ‘2011 대한민국 명품브랜드 대상’을 수상했다.
이는 일관되고 체계적인 그룹 브랜드 관리 및 육성을 위해 임영록 사장을 위원장으로 한 비상설기구인 '브랜드 관리 위원회'를 도입해 브랜드의 질적 향상에 집중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KB금융은 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고려해 지난 2월 히든스타 500 제도를 시행하는 등 유망 중소ㆍ중견기업의 육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6억원 이하, 국민주택규모(85㎡) 이하 주택 구입 고객에게 최장 30년까지 연 4.8~5.3% 고정금리를 적용해 주는 KB 장기분할상환 고정금리 모기지론을 4일부터 1조원 규모로 판매하는 등 서민 이자부담 완화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KB금융 글로벌화, 해외네트워크 구축이 관건
KB금융은 은행의 수익 비중이 90%를 넘는 사업포트폴리오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3월 KB국민카드를 분사시킨 데 이어 KB투자증권과 KB선물을 통합해 비은행 부문을 강화했다.
하지만 여전히 다른 경쟁사에 비해 높은 은행 의존도를 낮추는 것은 어 회장이 남은 임기동안 해결할 과제도 많다.
때문에 KB금융은 저축은행 인수와 보험, 증권 강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예금보험공사가 추진한 저축은행 매각에 적극참여했던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계열사에 산재해 있는 업무를 그룹에서 총괄하는 사업부문 단위 경영관리체계 도입과 지배구조 개선 등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주가 부양과 자사주 매각 등도 당장 처리해야 할 현안이다.
특히 해외진출 영업망의 확충은 앞으로 KB금융의 글로벌금융회사 도약 여부를 가를 수 있는 가장 큰 과제다.
KB금융은 주력 계열사인 국민은행의 점포만 1172개에 이르는 등 국내 최대 규모의 영업망을 갖추고 있지만 해외 영업 네트워크는 경쟁사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해외 현지법인은 2곳으로 신한은행(7곳) 등 다른 시중은행보다 적은 수준이다. 그나마 2곳 모두 동남아시아 지역에 설립돼 있다.
해외 지점과 사무소도 각각 4개와 2개에 불과하다.
그러나 올해부터 해외 진출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연내 중국 현지법인 설립을 위한 작업을 시작해 내년 중에는 공식 출범시키기로 했다.
시가총액 세계최대 은행인 중국 공상은행과 업무 제휴 범위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어 회장과 장젠칭(張建淸) 공상은행 회장은 미국 미시건대 동문이다. 어 회장은 한국인 최초로 중국 런민대(人民大)에서 명예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인연으로 중국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지난 23일 베트남 호찌민에 첫 지점을 개설한 데 이어 하노이에도 사무소를 개설키로 결정하는 등 이머징 마켓에 대한 공략도 강화할 방침이다.
해외 영업력 강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과 함께 인력 육성과 차별화된 금융서비스 제공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