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레스토랑, 은행, 항공사 등 인천공항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숫자만 대략 3만 6000명에 이른다.
또한 이들이 소속된 기관이나 회사의 숫자만도 무려 570개나 된다. 신기하게도 이 많은 사람들의 목표는 단 하나. 바로 세계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항을 만드는 일이다.
이는 그 어느 일터에서도 볼 수 없는 풍경이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고 소속도 다른 사람들이 하나의 목표를 위해 똘똘 뭉친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목표를 위태롭게 하는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바로 인천공항 국민주 공모 매각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최근 인천공항공사에 대한 국민주 공모 방식의 매각을 제안하면서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인천공항 민영화 논란에 불씨를 지폈다.
홍 대표가 제안한 인천공항 국민주 매각 방식은 인천공항 지분의 49%를 국민에게 돌려주는 방식이다.
인천공항 민영화는 1999년 인천공항 설립 당시부터 논란이 됐었다.
당시에는 공기업민영화법에 따라 민영화가 추진됐으나 주간사 협상결렬 등에 따라 결국 보류됐고, 2007년 5월에는 주식 직상장을 검토했으나 무산됐다.
그러다 이명박 정부들어 2008년 8월 ‘공기업 선진화 계획‘에 따라 인천공항을 민간에 지분의 49%를 매각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이 역시 헐값 매각 논란이 일면서 난항을 겪었다.
그 사이 인천공항은 급격한 성장을 이루며 세계 최고 공항에 이름을 올리며 6년째 정상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정부는 국민주 공모 방식의 매각을 통해 공항의 지분을 국민에게 돌려주겠다고 한다.
국민주 매각 찬성론자들은 이를 통해 수년째 부진했던 인천공항 민영화의 불씨를 살리는 동시에 서민에게 ‘재산 증식’의 기회를 줄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반대 진영은 이같은 방식이 재원 조달과 같은 원래의 매각 목적에 전혀 기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근본적으로는 세계적으로 우수한 인천공항을 굳이 민영화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게 이유다.
홍 대표는 서민 지원 차원에서 지분을 저렴하게 매각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인천공항의 주식을 살 수 있는 여건이 되는 서민들은 과연 몇이나 될까?
“수십만 원씩 주식을 사는 데 쓸 여윳돈을 가진 사람이 과연 서민인지 의문이 든다”고 일침을 놨던 한 경제 전문가의 말이 생각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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