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D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SG방식과 LG전자 FPR방식의 주도권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오는 2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에서 양사 진영의 대결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3D 주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필립스·샤프·도시바·TCL 등 주요 TV 제조사들이 '풀HD 3D 안경 이니셔티브'가 개발하는 액티브 3D 안경 기술표준화 대열에 합류하기로 했다. '풀HD 3D 안경 이니셔티브'는 삼성전자가 주축을 이뤄 소니·파나소닉·엑스팬드와 함께 만든 협력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액티브 셔터글래스(SG) 진영과 LG전자가 주축이 된 필름패턴편광안경(FPR)진영의 치열한 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SG방식과 FPR방식의 가장 큰 차이점은 양안 시차를 발생시키는 도구가 다르다는 것.
SG방식은 입체효과를 내기 위해 TV에서 좌우 영상을 뿌려주면 그에 따라 렌즈도 좌우로 빠르게 여닫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안경이다. '풀HD 3D 안경 이니셔티브'는 블루투스 무선주파수 방식의 액티브 3D 안경 기술 표준에 파나소닉과 엑스팬드가 공동으로 개발한 적외선 방식과 삼성전자와 소니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적외선 방식을 모두 적용한 '유니버설 액티브 3D 안경'을 내년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다음 달 말부터 TV 등 3D 디스플레이·3D 액티브 안경·에미터·3D 블루투스 칩 기기 제조업체는 '풀HD 3D 안경 이니셔티브'의 라이센스를 통해 액티브 3D 안경 표준 기술을 적용한 제품 개발이 가능할 전망이다.
LG전자의 FPR방식은 안경에 별도 장치나 배터리가 없기 때문에 가볍고 가격이 저렴한 게 특징이다. 3D 안경 하나로 TV와 모니터·노트북·프로젝터 등과 호환이 가능하다. LG전자는 지난해 생산한 액티브 셔터글래스 방식의 3D TV 재고를 올 상반기에 대부분 소진, 하반기부터 FPR방식을 본격적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두 진영의 주도권 경쟁은 독일 베를린에서 내일 개최되는 세계 가전 박람회 'IFA'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이번 IFA를 계기로 3D TV 시장에서 판세를 뒤집겠다는 각오다. 이에 처음으로 FPR 방식의 시네마 3D TV로만 전 라인업을 구성했다. 특히 시네마 3D 안경 10만개를 준비했다. 이와 함께 대중형 3D 사운드 홈시어터도 공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소니와 함께 IFA에서 SG방식 3D TV에만 올인할 방침이다. 특히 3D TV 시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는 삼성전자는 이번 IFA를 계기로 대세를 확실히 굳힌다는 전략이다. LG전자와의 차별화를 위해 '스마트=삼성'라는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우는 한편 스마트 3D TV 위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키움증권 김병기 연구원은 "사용자 입장에서는 쓰기 편하고 저렴한 안경을 선호하기 때문에 성능 차이가 크지 않다면 LG전자의 FPR방식이 시장에서는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며 "FPR의 경우, 출시된지 6개월 만에 중국 시장 점유율은 이미 50%를 넘어선 상태라 올 하반기에 진출하는 미국 시장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내년 초 새로운 SG방식 기술이 나올 예정이라서 앞으로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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