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칼럼> 자연과 인간의 易地思之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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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9-01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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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환경부 물환경정책국 강형신 국장-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경기도 안양시를 흐르는 작은 하천인 학의천은 이 근방에서 꽤 인기가 있는 명소다.

많은 사람들이 편안한 복장으로 걷고 뛰며 운동을 하고 가족·친지들과 옹기종기 모여 담소를 나누기도 하고, 주말에는 아마추어 동호회원들이 작은 음악회를 열기도 한다.

주말의 한강은 수상레포츠를 즐기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윈드서핑에서부터 웨이크보드 등 다양한 수상레포츠가 보는 사람들까지 즐겁게 만든다. 강을 따라 조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가족 단위로 야외 나들이를 즐기는 모습은 이제 낯선 풍경이 아니다.

강은 인류 문명의 시작부터 우리와 함께 있었다. 그 시절 강은 생명 유지의 필수였다. 인류는 그 강에서 식수를 구했고, 식량을 구했다. 게다가 오늘날 강은 휴식과 건강을 제공하는 역할까지 맡게 되었다. 문학에 흔히 어머니의 강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오늘날 우리 곁의 강은 어머니이자 애인이 된 셈이다.

우리 생활 속으로 더욱 가까이 다가와 있는 강·하천을 이용하는 데도 지켜야 할 에티켓이 있다. 그 에티켓은 우리가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면서 지키는 에티켓과 별반 차이가 없다.

우리가 우리만의 공간이 필요하듯 동식물들 역시 일정한 공간의 서식처가 필요하다. 어느날 우리집에 낯선 사람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 들어와서 놀다 가면 분명 신고할 것이다. 이처럼 동식물에게도 그들의 사생활공간이 있다. 따라서 정해진 이동로를 이용하여 자연의 사생활을 존중해야 한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여유공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 곁에 바짝 붙어서 그 사람을 관찰하면 민망한 상황이 연출되거나 신고받기 쉽다. 자연에서 동식물을 관찰할 때도 적절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모두를 위한 배려의 거리이다. 종종 일조권과 야간조경으로 인한 크고 작은 다툼을 볼 수 있다. 특히 야생동물들은 불빛에 민감하므로 야간에 사진을 찍을 때 플래시를 터뜨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요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가 대세다. 소셜네트워크의 친구는 오랜 친구 못지않게 막강한 유대를 형성한다. 그것은 소셜네트워크를 통해서 그 사람의 여러 가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관심 있는 대상자의 문자에 관심을 가지고 함께하다보면 어느새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이처럼 강을 찾기 전에 그 강에 대해 미리 알아본다면 강에 그냥 물이 흐르는 것이 아니라 풍부한 이야기가 함께 흐르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또 물고기나 새들에게 먹이를 주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먹이를 주는 것은 동물생태계 먹이사슬 균형을 깨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연을 대하는 에티켓은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는 데 지켜야 하는 기본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기본은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갖춰야 할 필수조건이다. 때문에 기본을 지키지 않으면 법적 제재를 떠나서 사회적으로 눈총을 받는다.

자연에 대한 기본적인 에티켓은 자연과 인간의 아름다운 공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다. 이것이 친수문화의 시작이다. 친수문화의 기본은 자연 그대로의 것을 어지럽히지 않으며,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자연을 우리와 동등한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이러한 에티켓들을 지키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환경부는 친수문화의 정착을 위해 관찰, 휴식, 운동, 이렇게 세 가지를 친수문화의 핵심 주제로 정하고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우선 2급수 이상의 수질을 뜻하는 '좋은 물'이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BI도 제작했다. 또 강을 이용할 때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에티켓을 담은 가이드라인도 제작하여 배포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과 더불어서 친수문화 정착을 위해 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물을 깨끗하게 이용하고, 그 주변의 생태계와 더불어 살아가겠다는 마음으로 물을 대하는 등 한 사람 한 사람의 기본적인 자세와 행동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도 부족하다. 그것을 오늘, 그리고 여기에서 바로 내가 지키는 '실천'이 필요하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자연을 바라보는 우리의 성숙한 문화가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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