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레임덕을 막기 위해 단행된 '8·30' 개각과 '9·6' 차관급 인사로 사실상 정무직인 1급들의 연쇄 자리이동이 현실화될 경우 인사의 폭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미 일부 부처에서는 30회대가 주력 국장급으로 성장했다.
◆ 경제부처 중심에 30회대 대거 기용
경제총괄부처인 기획재정부에서 윤종원 경제정책국장(27회)이 6일 청와대 금융·경제비서관에 내정되면서 국장급 후속 인사가 뒤따를 전망이다. 윤 국장의 청와대행으로 재정부 인사적체가 일부 숨통을 틔울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변인에서 복지예산을 관리하는 사회예산심의관으로 자리를 옮긴 방문규(28회) 국장도 세대교체의 선두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MB노믹스를 기획한 박재완 장관의 두터운 신임과 대언론 소통능력에서 앞서가고 있는 인물이다.
이런 가운데 재정부 1차관에서 장관급으로 승진한 임종룡 국무총리실장 후임으로 신제윤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내정됐다. 외부수혈인만큼 1급인 강호인 차관보, 구본진 재정업무관리관, 박철규 기획조정실장 등의 이동가능성은 적어졌다.
임 실장이 영전한 국무총리실에서는 사교성이 뛰어나 대인관계가 원만한 오 균 기획총괄정책관(29회)이 세대교체의 선두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사회총괄정책관 거쳤으며 기획력 좋고 업무처리도 합리적이라는 게 중론이다.
MB의 '황태자'인 최중경 장관의 지식경제부는 공기업 사장의 임명절차와 맞물려 있어 세대교체의 폭이 더 크다. 최 장관이 취임한 이후 지경부가 대외업무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일부에서는 내년 4월 최 장관의 총선 출마설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국장급은 김준동 산업경제정책관(28회)을 필두로 종전 행시 25~28회에서 27~30회로 중심축이 옮겨왔다. 과(팀)장의 경우에는 대부분 정책과장이 종전 행시 32~34회 중심에서 34~36회로 바뀌어 젊은 부처로 거듭났다.
추경호 청와대 금융·경제비서관이 6일 부위원장에 내정된 금융위원회에도 새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 야전사령관'으로 불리는 정은보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경제분석과 금융정책, 국제금융 등을 두루 섭렵했다. 재정부 국제금융심의관이었던 2008년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G20 재무장관회의를 강력히 주장해 정상회의의 초석을 다졌다.
고승범 금융서비스국장과 정지원 기획조정관은 행시 27회로 금융위 국장급 중 고참에 속한다. 조직 내에서 무게중심을 잡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고 국장은 재정부 출신이 대거 포진한 금융위에서 금융서비스국장을 꿰차 옛 금융감독위원회 출신의 자존심으로 불린다.
행시 32회 출신인 이병래 금융위 대변인은 차세대 기수로 불린다. 지난 2009년 몽골 중앙은행 총재 자문관으로 파견나가기 전 금융정책과장과 혁신행정과장 등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 기수·학벌 파괴 혁신인사 돋보여
그간 보수적인 인사를 보여왔던 한국은행은 지난달 7일 파격인사를 단행했다. 이중 1963년생인 이중식 금융결제국장과 손민호 비서실장의 약진이 눈에 띈다.
특히 이 국장의 경우 동기들에 비해 5년 이상 먼저 국장 직함을 달게 됐고, 손 실장은 상고 출신(대구상고)으로 입행해 이례적으로 비서실장에 임명된 것.
이와 함께 한은은 비록 소폭이긴 하지만 1급 국장급 자리인 법규실장, 북경사무소 등에 2급 부국장급 직원을 대거 전진 배치하면서 ‘젊은 피’를 수혈한 것으로 풀이된다. 때문에 특별히 기수와 학력을 배제하고 탁월한 업무능력으로 전격 발탁된 이 국장과 손 실장의 승진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2030 세대교체'를 발빠르게 선도하면서 안정적인 조직운영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다. 권도엽 장관 취임 전이던 2010년 9월 '행시 27회'를 앞세워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이뤄냈다.
국토부에서는 행시 30기 출신인 이원재 주택정책관이 우리나라 주택정책을 사실상 책임지고 있다. 이 국장은 권 장관과 한만희 1차관, 박상우 주택토지실장과 더불어 역대 최강의 주택 라인을 형성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국장은 부처의 핵심 파트인 주택 라인에서 잔뼈가 굵은 대표적인 주택 인맥으로 그동안 국가 주택 정책의 대표적인 정책 수립 과정에 참여해왔다.
재계의 검찰인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30대 국장급 수에서 타 부처를 압도한다. 공정위내에서 가장 먼저 국장급으로 승진했던 지철호 기업협력국장(29회)의 뒤를 이어 행시 동기(31회)인 김성하 기획조정관, 신영선 시장감시국장, 김재중 시장구조개선정책관과 김준범 소비자정책국장(32회) 등이 부서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내부 조직을 젊은 피로 수혈하고, 물가안정이라는 핵심과제에 조직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가고 있어 MB정부의 화두로 떠오른 '공생발전'의 칼날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
◆ 젊은피 수혈로 조직 활기 되찾는다
타 부서에 비해 수장의 행시 기수가 상대적으로 젊은 이채필 장관의 고용노동부는 1급이 벌써 행시 28회(조재정 노사정책실장)일 정도여서 30대 국장들의 활약이 특히 눈에 띈다.
서규용 장관의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5일 행정고시 20기 후반~30기 중반 위주로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행시 26회인 이양호 농업정책국장은 1급인 식품산업정책실장으로 승진했다. 이 신임 실장은 1959년생으로 영남대 행정학과를 졸업했고 ▲농림수산부 축산정책과 서기관 ▲농림부 기획예산담당관 ▲농림수산식품부 농업정책국장 등을 역임했다.
전임 식품산업정책실장인 이상길 현 1차관은 행시 24회로 식품산업정책실장의 행시 기수가 2회나 낮아졌다. 농식품부의 ‘입’인 대변인에는 임정빈 유통정책과장이 임명됐다. 임 신임 대변인은 기술고시 26회, 안호근 전 대변인은 행시 29회이다.
이외에 행시 35회인 김덕호 농업정책과장은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인천공항검역검사소장으로, 기시 27회인 라인철 어업정책과장은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수산물안전부장으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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