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는 스위스의 극단적인 조치가 글로벌 환율전쟁의 '새 장(new round)'을 열어젖혔다고 7일 보도했다. 스위스의 극약처방이 브라질과 일본 등 환율 압박을 받고 있는 다른 국가들을 자극해 통화 약세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스위스프랑·유로 환율 추이 (단위:스위스프랑/출처:CNBC) |
스위스중앙은행(SNB)은 전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스위스프랑 환율을 유로화에 고정시겠다고 밝혔다. SNB는 "스위스프랑ㆍ유로 환율이 1.20스위스프랑 밑으로 떨어지도록 더 이상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필요하면 추가 조치도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환시장에 대한 무제한 개입 선언이다.
블룸버그는 스위스의 극단적인 시장개입 방침이 다른 국가들의 추가 개입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이날 일본에 이은 스위스의 전격적인 외환시장 개입이 전 세계를 또다시 환율전쟁으로 밀어넣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FT는 중국과 브라질은 이미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 가능성을 점치고, 핫머니 유입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통화 강세로 고전하고 있는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싱가포르는 물론 영국도 환율방어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FT는 특히 더블딥(이중침체) 우려 속에 환율마찰이 불거지는 것은 자칫 국제공조의 틀을 위협할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SNB의 유로화 페그 선언 이후 스위스프랑ㆍ유로 환율은 전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8.8% 오른 1.20697스위스프랑을 기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SNB의 극약처방 약발이 지속되기 어렵다고 관측한다. 버나드 램버트 픽테트뱅크 애널리스트는 "스위스프랑화 가치 급등은 유럽 재정위기 탓"이라며 "환율이 안정되려면 SNB가 유로화를 대거 사들여 시장에 확신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SNB가 하루 800억~1000억 스위스프랑(665억~831억 유로)을 시장에 쏟아 부어야 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시장에 일주일 개입하는 비용이 스위스 국내총생산(GDP)을 넘는다는 얘기다. 앞서 SNB는 지난해 6월까지 15개월간 시장에 개입했지만, 140억 스위스프랑의 손실을 봤을 뿐 환율 변동성은 오히려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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