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에 이어 여당까지 가세해 추가감세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여옴에 따라 “정책의 일관성 유지 측면에서 추가감세를 철회하는 것은 어렵다”고 일관된 입장을 고수해 오던 정부가 사실상 ‘백기’를 든 것.
특히 법인세 부분에 대해서 대선 당시 공약으로 내걸었던 “선진국 수준인 20%까지 낮추겠다”는 당초 계획이 22%에서 멈추게 됐다.
이번 당정 합의에 따라 정부는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에 한해 20%로 2%포인트 낮추고 대기업은 기존의 22%를 그대로 유지한다.
정부의 이같은 결정은 최근 글로벌 재정위기에 따른 국내 재정상황 악화가 지속되면서 추가 감세에 따른 부담을 외면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당정회의 결과를 설명하면서 글로벌 재정위기에 대응해 재정건정성을 높이고 서민과 중산층의 복지재원 확대 필요성에 공감대를 이뤘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인세 부분에서 추가 감세를 적용하는 기준인 중간세율의 구체적인 과표구간에 대해서는 합의를 미뤄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이날 정부는 2억원 초과와 500억원 이하 구간을 신설할 것을 제안했지만 당에서 이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광복절 경축사에서 “균형재정 목표를 1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는 점에서 정부의 이번 결정이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글로벌 재정위기와 함께 재정안정성의 중요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추가감세 철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에도 정부의 고집으로 오히려 추가감세 철회 결정이 늦어졌다는 것이다.
민주당 박영선 정책위의장은 “‘만시지탄’이다. 자연히 이뤄졌어야 할 추가감세 철회 결정이 이제야 이뤄진 것은 늦은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야권의 다른 인사는 “이번 추가감세 철회 결정은 정부 스스로 기존 경제정책 기조가 잘못됐음을 시인한 것”이라며 “당의 요구에 못이기는 척 이를 수용해 모양새만 갖추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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