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2011 아시아 시 페스티벌’에 참석하기위해 한국을 찾은 중국 재벌 황누보(黃怒波.55)가 성북동 삼청각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아시아 각국이 서구 문학의 영향으로 자기 목소리를 잃어가는데 문화적 특색을 살리는 활동을 전개하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황누보는 ‘포브스’지 추산 8억9천만달러(한화 약 9천500억원)의 자산을 가진 부동산 거부이자 시인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25개 계열사를 거느린 중쿤그룹의 수장인 황누보는 3천만위안(한화 약 50억원)을 투자해 중쿤시가발전기금을 마련, 아시아 시 발전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쿤시가발전기금은 이번에 열린 아시아 시 페스티벌에도 스폰서로 참여했다.
그는 최근 아이슬란드의 황무지를 300㎢나 사들여 세계 정치·경제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토지의 규모는 아이슬란드 전체 면적의 0.3%나 될 정도로 엄청나 이곳에 지정학적 요충지를 마련하려는 중국 정부의 의도를 반영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아이슬란드에 오래된 시인 친구가 있어 아이슬란드와의 시 교류 사업에 매년 100만 달러를 투자하고 있었다”며 “와중에 아이슬란드가 금융 위기를 맞게 돼 그곳 사람들이 나에게 투자를 권유했을 뿐 다른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투자한다면 중국으로 유람선이 오갈 수 있도록 서해안이 좋을 것 같다”며 “한국 투자와 관련해 실사를 벌이기도 했으며 나중에는 한국도 훌륭한 투자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물론 미국, 덴마크 등에 땅을 많이 사 뒀다”며 “모두 레저 타운으로 개발해서 네트워크로 연결할 생각인데 이곳을 시 문학의 무대로 활용할 계획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베이징대 중문과 출신으로 시인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황누보는 “내년부터 매년 한·중·일 시인의 시를 모아 각국에서 시선집을 출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어릴 때 아버지가 반혁명분자로 몰려 자살한 뒤 최하층으로 떨어졌던 그는 시가 신분과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시인이 되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작은 토끼’에 대해 “산업화와 세계화로 점점 가치를 잃어가는 인간의 노동력을 상징한다”며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있는데 토끼 같은 사람도 대우받고 차별이 없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 시를 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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