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자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폴 크루그먼이 `9·11 기념일이 미국에 수치스러운 날(occasion for shame)이 됐다'고 밝혀 보수파들이 반발하고 있다.
크루그먼은 11일(현지시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부끄러움의 세월'이라는 글에서 "9·11 이후 벌어진 일들은 깊이 수치스러운 것이었다"면서 "우파들도 이는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나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 같은 사람을 `가짜 영웅들'이라고 혹평하면서 이들이 9·11 공격을 자신들의 개인적, 정치적 이익을 얻기 위해 이용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9·11 공격은 네오콘들이 싸우고 싶어했던 상관없는 전쟁들을 정당화하는데 이용됐다"면서 "많은 이들이 잘못된 행동을 했다. 무엇이 일어나는지 잘 알고 있었을 많은 전문가들은 부패에 눈을 감고 잔학행위에 지지를 보냈다"고 비판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9·11의 기억은 변화시킬 수 없을 정도로 오염됐으며, 그것은 수치스러운 날이 됐다"고 말했다.
이런 글이 공개되자 "절대 크루그먼을 용서할 수 없다"는 등의 비난의 목소리가 보수진영으로부터 쏟아졌다.
부시 행정부 시절 국방장관을 지낸 도널드 럼즈펠드는 12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크루그먼의 불쾌한 글을 읽은 뒤 오늘 오전 뉴욕타임스 구독 중단을 신청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크루그먼은 자신의 글이 논란이 된 뒤 다시 올린 글에서 "내가 2002년에 말하지 않았던 것을 이번 글에서 말한 것이 하나도 없다"고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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