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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중앙방송(CCTV)에서 개최한 바이주 도수 측정 대회의 한장면 |
(아주경제 한진형 기자) 독주(毒酒)의 대명사 바이주는 도수가 30도에서 높게는 60도까지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 도수가 60도에 이르면 그냥 알코올을 마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 싶다.
'60도라고 할때 설마 술 가운데 알코올이 60%란 얘기는 아니겠지...'. 이런 추측은 아주 순진한 생각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실제로 바이주의 도수는 바이주안에 함유된 알코올 용량의 백분율을 표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60도의 바이주는 60%의 알코올과 40%의 물로 이루어져 있다.
그렇다면 바이주의 알콜 도수는 어떤 방식으로 측정할까. 지금은 주정계(酒精計)가 있어서 술 도수를 쉽게 측정할수 있지만 특별한 도구가 없었던 옛날에는 그렇지 못했다.
바이주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알콜도수 측정에는 크게 두가지 방법이 사용됐다"며 " 그 첫번째 방법은 술의 결정들을 살펴보는 것이다"고 밝히고 있다.
먼저 술병을 흔들면 세제처럼 하얀 결정들이 순간적으로 생기는데 이때 결정체들의 크기와 지속시간 등을 보고 술의 도수를 측정할 수 있다는 것. 술병을 흔들었을 때 좁쌀에서 수수쌀 크기의 결정체들이 형성된 후 15초 정도 유지된다면 약 53~55도이고 7초 정도 유지되면 57~60도로 보면 된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한 수수쌀에서 옥수수 정도 크기의 결정이 3초 정도 유지되면 65도이다. 이 방법은 약 90%의 정확도가 있다고 하며 중국에서는 실제 이러한 방법으로 도수를 감별하는 대회까지 열리고 있다.
두번째 방법은 바이주를 불로 연소시키는 방법이다. 연소시킨 뒤 술잔 안에 남아있는 수분량이 얼마인지를 측정하여 수분의 수량에 근거하여 알코올 함량을 측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외부조건의 영향을 많이 받기때문에 정확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들어서는 주표(酒表)를 보고 도수를 판별하는 방식이 보편화 돼 있다. 우선 계량컵에 바이주와 주정계, 온도계를 넣고 끓인다. 3~5분이 지나면 온도가 더 이상 올라가지 않고 일정하게 유지되는 순간에 이르는데 이때가 알코올이 끓고 있는 순간이다.
끓는 과정중 열에너지가 알코올의 기화열로 쓰이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는 온도가 더 이상 올라가지 않는다. 잠시후 다시 온도가 올라가는 순간이 바로 알코올이 모두 기화되고 물의 끓는점인 100도를 향해 가는 순간이다. 이때 주정계와 온도계의 수치를 보고 주표를 근거로 하여 도수를 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바이주 도수의 높고 낮음이 그 품질과는 어떤 연관이 있는가? 이와관련, 전문가들은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 처럼 도수가 과도하게 높으면 오히려 아주 낮은것만 못하다"고 말한다.
화학적으로 분석했을 때 53~54도가 술 분자들이 물과 가장 강한 친화력을 나타내는 도수로서 술의 깔끔함과 부드러움이 가장 좋다. 중국의 국주로 통하는 마오타이주의 경우 53도짜리가 주종을 이루고 맛도 가장 좋고 정갈한 편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도수가 높을수록 술이 깨끗하고 품질도 좋은 것이라고 믿는데 과도한 도수의 술은 '깨끗하고 품질 좋은 알코올'에 지나지 않는다.
높은 도수의 술은 사람의 몸에도 좋지 않는 영향을 미친다. 너무 독한 술은 만성 알코올중독을 비롯해 신경, 위, 뇌, 십이지장, 간, 심장, 혈관 등에 도 각종 질병을 유발한다. 기분좋으라고 마시고, 덩달아 건강도 유지해야하는데 술이 오히려 몸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때문에 중국 당국은 최근 정책적으로 저도주를 권장하는 추세이며 중국 바이주 업계도 저도주(低度酒) 생산을 바이주의 새로운 발전 방향으로 삼고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도수는 떨어뜨리면서도 바이주 특유의 풍미를 유지해 세계인의 기호에 맞는 명품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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