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서울본부세관(세관장 천홍욱)은 상품가치가 없는 불량 실리콘 및 웨이퍼 등을 홍콩의 유령회사와 수출입하며 거액의 자금을 홍콩에 도피시킨 수출입업체 N사 전 대표 A씨 등 2명을 적발해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세관에 따르면 A씨는 유가증권 시장에서 태양광 관련 테마주가 큰 인기를 끌자 지난 2007년에 친인척 명의로 홍콩에 유령회사, 일명 페이퍼 컴퍼니(Paper Company) 3곳을 설립했다.
이후 지난 2007년 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175회에 걸쳐 이들 유령회사와 태양광용 웨이퍼 제조 원료인 실리콘과 이를 가공한 웨이퍼를 수출입하는 것처럼 위장했다.
하지만 실제 거래된 물품은 웨이퍼 제조에 적합하지 않은 저순도 실리콘과 플라스틱으로 만든 가짜 웨이퍼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이처럼 유령회사와 반복적으로 거래하는 일명 ‘뺑뺑이 무역’ 수법으로 2000억원대의 위장 수출입을 정상적인 무역거래로 분식회계 처리해 제무제표를 허위 공시해 주가상승과 자금조달에 악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또 보세공장을 운영하면서 지난해 3월부터 7월까지 총 34회에 걸쳐 52억원의 물품을 세관에 수입신고 없이 빼돌려 시중 판매하고, 수입원재료로 생산한 제품을 수출한 것처럼 꾸며 관세 등 7000만원의 세금도 환급받아 챙겼다.
세관 관계자는 “조사결과 이같이 거액의 자금을 해외로 빼돌리고 수천명의 피해자를 양산한 A씨는 동생의 여권을 도용한 신분세탁을 통해 지난해 8월 마카오로 도피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세관은 ‘공정무역 확립을 통한 공정사회 구현’ 차원에서 해외로 도피한 A씨를 끝까지 추적해 법의 심판대에 세움으로써 기업의 모럴 헤저드에 경종을 울릴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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