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박영선·추미애·신계륜(기호순) 후보는 준비된 후보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 정책 공약을 설명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지만 상대방의 허점을 드러내기 위한 첨예한 신경전도 펼쳤다.
천정배 후보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사퇴하기도 전에 출마선언을 한 것에 대해 협공을 받았다.
박 후보는 "신문평에서는 천 후보가 출마선언을 너무 빨리해 주민투표 무산 이후 시민들이 복지전선을 생각할 여유를 빼앗고 인물론으로 가게 했다는 비판이 있다"고 각을 세웠다.
신 후보도 "천 후보의 출마는 성급했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들어왔다"며 "천 후보는 대선준비를 많이 했는데 왜 시장 후보가 되려고 하느냐. 역대에도 딴생각을 해서 문제가 생긴 적이 많다"고 출마 배경에 의문을 제기했다.
천 후보는 "대선을 준비하면서 찾아낸 비전이 정의로운 복지국가였다"며 "그런데 갑자기 서울시장 선거가 복지 대 반복지 싸움으로 가게됐는데 복지대첩을 이끌 적임자가 천정배라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주민투표 복지항쟁의 정신을 끌고 가야 민주당과 민주세력이 승리할 수 있다"며 "제가 먼저 나선 것이 문제가 아니라 당 지도부가 외부인사와 내부 특정인사를 쳐다보며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열기가 꺼졌다"고 화살을 돌렸다.
추 후보는 "1000만 서울시를 밖에서 아이디어만 생산한 분에게 맡길 수 있겠느냐. 인기는 있지만 경험이 짧은 그만그만한 여성 의원에게 맡길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 뒤 "아니다"고 단언했다.
범야권 유력후보인 박원순 변호사와 여성 후보인 한나라당 나경원, 민주당 박영선 의원을 모두 의식한 발언으로 여겨진다.
박 후보도 "나 의원은 오세훈의 아바타요, 엠비(MB)의 대변인이었다"며 "서울시장으로 뽑으면 시민의 자존심과도 연결된다"고 나 의원을 겨냥했다.
한편 천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여의도 서울국제금융센터 사업은 이명박, 오세훈 시장 당시 AIG에 온갖 특혜를 줘 AIG가 얻을 개발이익이 2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제가 시장이 되면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응징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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