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 두 달새 현·선물 시장서 9000억 이상 수익 챙겨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외국인이 최근 두달간 현·선물시장에서 9000억원 이상 수익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화증권 등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200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은 8월 1일부터 9월21일까지 8782억원의 이익을 냈다. 같은 기간 개인은 2016억원 규모 손실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장중 매매 손익은 제외한 일별 순매수 수량에 다음날 선물지수 등락분을 곱해 추정한 수치다.

한화증권은 외국인이 이익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선제 매매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은 지난 7월 중순부터 매도 포지션을 늘려왔다. 7월 12일부터 월말까지 누적 매도포지션은 1만9236계약이다. 주가가 폭락한 8월 2일과 3일에도 각각 7099계약·5409계약을 순매도하면서 매도포지션을 확대했다. 이후 외국인은 지난달 1~21일까지 매수포지션을 2만9088계약이나 늘렸다. 미리 선물 매도포지션을 확대했다가 주가가 급락하자 단계적으로 환매수(매도포지션 청산)에 나서 차익을 실현한 것이다.

이호상 한화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누적 매도포지션을 7월 중순 3만5000계약에서 8월 초에는 4만2000계약 수준까지 늘리며 선제 대응을 했다”며 “주가가 실제로 급락하자 환매수를 통해 약 9000억원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채권선물 시장에서도 선제 대응을 통해 탁월한 성과를 냈다.

8월 한 달간 외국인은 순매수 계약수를 7만1593계약으로 늘렸다. 이달 들어 국채선물이 고점을 찍고 하락하자 외국인은 전매도(매도포지션 청산)을 통해 차익실현에 나섰다. 지난 15일 이후 8거래일간 외국인이 청산한 물량은 모듀 3만258계약이다.

삼성선물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 23일까지 외국인 국채선물 시장에서 챙긴 이익은 65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7월 말까지 외국인이 보유한 국채선물 누적 매수포지션을 3만2600계약으로 추산하고 이후 매매 데이터를 추가해 집계한 수치다. 같은 기간 증권사가 710억원의 손실을 낸 것과 대조적이다. 개인은 10억원 미만의 손실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