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게임업계 등에 따르면 법무법인 정진은 문화연대와 함께 청소년과 학부모의 위임을 받아 내주 중 셧다운제 관련 헌법소원 청구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들은 현재 초안 작성이 완료된 청구서에서 청소년들의 ‘게임을 할 권리’는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인 행복추구권에 포함되므로, 인터넷 게임중독 예방이라는 목적이 정당하다고 하더라도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청소년들의 게임 접속을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과잉금지 원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또 프로게이머가 되려는 청소년이 늘어나는 현실을 고려할 때 게임은 단순한 오락거리가 아니라 자아실현의 수단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16세 미만 청소년들만 심야시간에 게임을 하지 못해 훈련 시간을 제한받으면 다른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가 어려워지고 따라서 청소년들의 ‘인격의 자유로운 발현권’이 침해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은 셧다운제가 심야시간에 다른 여가·오락활동을 하는 청소년과 게임을 하는 청소년을 정당한 이유 없이 차별할 뿐 아니라, ‘인터넷 게임’을 하는 청소년과 인터넷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게임을 하는 청소년도 차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부모들 입장에서도 심야시간에 자녀에게 게임을 허용할지는 부모의 교육철학이나 자녀의 적성 등을 고려해 부모가 직접 결정해야 하는데도 국가가 나서서 일률적으로 게임 접속을 제한하면 부모의 교육권이 침해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한편, 청구서에서 이들은 셧다운제가 시행되더라도 청소년들이 성인의 주민등록번호 등을 도용해 사용하거나 셧다운제의 적용 범위에서 벗어난 해외 게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정책의 실효성이 낮다는 점도 아울러 지적했다.
담당변호사인 법무법인 정진의 이병찬 변호사는 “청소년과 학부모들로부터 정식으로 위임장을 받고 행정절차를 거치면 내주 초에 청구서를 제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청소년과 학부모를 대리하는 것이고 공익적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고려해 이번 헌법소원 사건은 무료로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헌법소원 청구 아이디어를 내고 진행 과정을 조율한 정소연 문화연대 대안문화센터 팀장은 “청소년은 미성숙한 주체가 아닌데 이들의 문화활동을 어른들의 기준에서 판단하는 것이 문제”라며 “청소년들의 문화적 자기 결정권을 위해 헌법소원 청구를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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